한국일보

단상 - 화장 문화의 경험

2022-02-10 (목) 김강식/뉴저지 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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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아지는데 어찌 앞서 떠난 부모님에의 그리움은 더욱 깊어지는가. 한국의 전통장례문화인 매장이 급속하게 화장 문화로 바뀌었다. 테크놀로지 시대에 걸맞게 현대화 된 화장장에서의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아버지의 장례식 경험은 여러 해가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화장장의 최신식 시스템은 연기가 나가는 굴뚝이 없고 모니터를 통해 화장되는 상황을 실시간 유족에게 보여주며화장이 다 끝난 후에는 강력한 화력으로 인해 큰 유골만 남은 철제 테이블을 끌고 와서 유족 입회하에 수습한다.

이를 분쇄기로 빻아 유골함에 넣고 진공상태로 만든 다음 유족에게 건네준다. 유골이 바뀌지 않고 정확하게 유족에게 전달되도록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한켠 구내식당에서는 친지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중 누군가가 밥을 먹으라고 나를 잡아 이끌어 식당으로 데려갔다.


평소에 배가 고프면 쓰러질 것같은 나는 아버지의 시신이 불타고 있는 그 시간에 입에 밥을 퍼넣고 있었다. 모니터 앞으로 다시 돌아와서야 깨달은 나는 통곡이 터져 나왔다.

아직도 뜨뜻한 유골함을 받아 안고 눈물범벅으로 발이 어디에 놓이는지도 모르며 건너편 납골당으로 향했다.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뒤 이틀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몸져누울 수밖에 없었던 충격적이고 고통스런 화장문화의 경험, 떠나신 아버지가 자식에게 고통스런 시간이 되지 않기를 원하셨을텐데....

<김강식/뉴저지 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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