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린시스코 시의회서 드류 민씨 등이 이끌어내
UC 버클리에 재학중인 드류 민(22·한국명 민두기)씨가 중국계 친구들과 발의를 이끌어낸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결의안이 지난주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샌프란시스코 시정부가 아시아계에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공식 사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결의안을 발의한 매트 헤니 시의원은 “드류 민 UC 버클리 학생과 데니스 캐시 우 로웰고 학생, 조지 틸톤-로우 스탠포드대 학생 3명이 이번 결의안이 발의되도록 이끌었다”면서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시가 역사적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인종차별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진전을 이루는 길이라고 나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민씨와 그의 친구들은 아시안 차별에 대한 역사적 문헌을 조사한 뒤 지난해 10월초 헤니 시의원을 만나 앤티옥, 산호세, LA 등 3개 도시가 아태계 차별 역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는데, 아시아계 역사가 깊고 여전히 많은 아시아계 인구가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시는 왜 사과에 나서지 않느냐고 결의안을 발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시아계 인종차별은 골드러시 시대부터 시작돼 오늘날까지 150여년 동안 행해져왔다. 1870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모든 정부 업무에 중국인을 배제시키고 중국인들이 물품을 운반할 때 어깨에 메는 장대 사용을 금지시켰다.
또 1873년부터 1883년까지 중국 세탁물을 단속하기 위한 12개 이상의 조례를 통과시켰고, 1877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을 휩쓴 3일간의 인종 폭력으로 4명이 사망하고 20여개의 세탁소가 파괴됐다.
1870년 주정부가 중국인 학생들이 백인 학생과 함께 공립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하자 샌프란시스코 시는 유일하게 분리돼 있던 중국인 학교를 폐쇄했으며 1885년 캘리포니아 대법원의 판결이 나기까지 중국인 아이들은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다.
헤니 시의원은 “샌프란시스코 시는 100여 년간 중국인을 향한 혐오와 폭력의 중심지였다”면서 “우리가 현재 직면한 도전에 맞서려면 차별과 증오의 뿌리와 근본원인에 대해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시가 흑인 커뮤니티에 2년간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드림 키퍼 이니셔티브’처럼 아시아계를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결의안은 팬데믹 2년간 아태계를 향한 혐오와 증오범죄가 증가한 상황에서 채택됐다.
<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