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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오른 ‘폐암’, 늦게 발견하면 5년 생존율 8.9% 불과

2022-01-04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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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피우지 않는 여성에게도 많이 발생

국내 암 발생은 갑상선암이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폐암·위암·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간암 순이었다. 지난 29일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다.

특이할 만한 점은 폐암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2019년 폐암은 전년도 발생 2위 암이었던 위암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갑상선암이 ‘거북이 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발생 1위 암은 사실상 폐암인 셈이다.

폐암이 늘어난 것은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영향이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제 폐암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 다른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폐암으로 10만 명당 36.4명이 목숨을 잃어 폐암은 ‘암 사망률 1위(2020년 기준ㆍ통계청)’이다. 폐암의 5년 생존율도 34.7%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다른 장기로 전이된(4기 이상) 뒤에야 발견되면 8.9%로 뚝 떨어진다.

남녀 모두에서 폐암 사망률이 공히 1위다. 남성은 폐암, 간암, 대장암 순이고, 여성는 폐암, 대장암, 췌장암 순이다. 흡연율이 훨씬 낮은 여성의 폐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담배를 피우지 않기에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 늦게 발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담배 피우지 않는 환자 늘어

폐암이 폐 자체에 발생하면 ‘원발성 폐암’,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발생한 암은 ‘전이성 폐암’이라고 한다.

암세포 크기ㆍ형태를 기준으로 ‘비소(非小)세포폐암(85%)’과 ‘소(小)세포폐암(15%)’으로 구분한다. 비소세포암은 비(非)편평상피세포암(선암ㆍ대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나뉜다. 편평상피세포암이 흡연과 관련이 깊다.

폐암의 주원인은 흡연(85% 정도)이다.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생 위험이 13배나 올라간다. 간접 흡연도 영향을 끼쳐 비흡연자보다 1.5~2배 높다.

그런데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 가운데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여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간접 흡연과 음식 조리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연료 연소물에 의한 실내 공기 오염, 라돈 등 방사성 유해 물질 노출, 기존 폐 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미세먼지도 세계보건기구(WHO)가 보고한 1군 발암물질이다.


송승환 상계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부엌에서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가 폐암 발생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며 “마스크를 쓰고 조리하거나 환기를 자주하면 폐암 등 폐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석면ㆍ비소ㆍ크롬 등의 위험 요인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공기 중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방사성 유해 물질 등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폐암 가족력이 있어도 폐암 발생이 3배가량 높다.

김주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금연하면 폐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는데 5년째부터 위험이 줄기 시작해 15년 금연하면 1.5~2배로 낮아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폐암 발생 위험은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다”고 설명했다.

◇증상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

폐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 발견이 어렵다. 폐암 환자 중 5~15%만 증상이 없을 때 진단한다.

폐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자각 증상으로는 기침ㆍ객혈ㆍ가슴 통증ㆍ호흡곤란 등이다. 또 성대 마비에 의한 쉰 목소리, 안면 또는 상지부종, 삼킴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흉곽 외 전이 증상으로 뇌 전이에 의한 두통과 신경 증상, 골 전이에 의한 골 통증과 병적 골절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식욕부진, 허약감, 권태, 피로 등이 생길 수 있다.

폐암 조기 진단법은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다.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6분의 1 정도로 줄인 것이어서 방사선 부작용이 적다.

폐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55세 이상 가운데 30년 이상 매일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운 고위험군에게 우선적으로 매년 저선량 CT 검사를 권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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