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대간 교류 확대 한인사회 발전의 핵심”
▶ 1.5세 시각 공유...세대융합, 교체 필요’
이진씨.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SF한인회에서 봉사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중간역할을 하고싶다는 한인 1.5세가 있다. 주인공은 ‘캘리포니아 뱅크 앤 트러스트’ 은행에서 커머셜 뱅킹 전문인으로 일하는 이진씨(42).
한국에서 태어나 12살때 미국을 왔다는 그는 2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24대 SF한인회 이사로 봉사했으며, 3년 후인 2009년에는 26대 SF한인회에 다시 들어가 2년간 이사직을 맡게 된다. 베이지역 여러 한인단체들내 세대 교체와 융합이 쉽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이진씨의 과거 경력은 색다르고 눈여겨볼만 하다.
그는 1991년 LA로 온가족이 이민을 왔다. 당시 한인들이 워낙 많이 살았던 터라 한국말은 물론 한국문화 역시 계속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덕에 정체성의 혼란이랄 것도 없이 자연스레 두 문화를 흡수한 1.5세 한국계 미국인으로 성장했고,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한인학생회를 이끌고 2002년 제16회 미주한인학생총회(KASCON)를 여는 등 한국어와 영어가 둘다 능통하다는 장점을 살려 한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고 말했다.
직장을 이유로 지난 2005년 베이지역에 이사온 이씨는 자연스레 베이지역 한인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한인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힘쓰는 한인봉사단체를 찾던 그는 어느날 참석하게된 네트워킹 행사에서 만난 지인의 소개로 SF한인회에 연이 닿았고, 24대와 26대 한인회 이사로 총 3년간 활동하게 된다.
그는 “한인 지역사회를 대변해 주류사회 정치인들을 만나 목소리를 대변하고, SF 유니언 스퀘어에서 한국의날 민속축제를 개최해 여러 인종의 주민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등 보람찬 활동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또, 인구조사를 위한 한인들의 참여 촉구, 중국 등 이웃 커뮤니티 행사에 참석해 한인사회 홍보를 비롯해 주류사회에서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 2세들의 참여 유도와 협력, 한인단체간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 등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배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라는 공통된 사명감속에 임원들간 사이가 좋고 후배인 나를 모두가 잘 이끌어줬던 기억이 있다”며 “26대 한인회 임원들과는 현재까지도 만나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한인회 이사로 봉사한 경험을 토대로 이진씨는 한인단체들의 세대간 융합과 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공유했다. 특히 선배들의 지도와 격려로 더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그는 “1세대와 2, 3세대간의 더욱더 활성화된 교류가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1세대는 네트워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고 뒤에서 지지해주며 인재 육성에 초점을 두는게 좋을 것 같다”며 “젊은 세대는 한인사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다양한 동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언어와 문화가 세대융합의 장벽 중 큰 요인이므로, 영어와 한국어가 둘다 가능한 1.5세 등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진씨는 ‘웰스파고’은행에서 16년간 비즈니스 및 커머셜 뱅킹 전문인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캘리포니아 뱅크 앤 트러스트’에서 주로 비상장기업이나 중견기업을 관리하는 ’시니어 릴레이션십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기업들에 대출을 통한 자금지원을 하는 등 주요 고객은 한인이 아닌 주류 기업들이지만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기업 유치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과 나의 도움으로 고객 기업이 성장할때 특히 뜻깊고 보람차다”며 “실제로 여러 회사들이 많이 성장했고, 도움을 줬던 회사들 중에는 대규모의 유명한 기업으로 성장한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같이 일하고 있지 않는 고객들도 가끔 연락해 예전 도움을 고마워하며 아직까지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커리어를 쌓는 것에 집중해 한인단체를 통한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는 이진씨. 그러나 네트워킹 등 다양한 행사를 참석할때면 자연스레 한인커뮤니티에 관심있는 젊은 한인들과 소통하고 연결을 도와주는 ‘브릿지’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인 재키 김씨가 회장으로 있는 전미아시안부동산협회(AREAA) SF-페닌슐라 지부 홈커밍 친목의밤, 북가주부동산융자전문인협회 송년모임 등 한인단체들이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들도 참석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의외로 한인사회를 궁금해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소통과 교류의 폭을 넓히는 것이 세대간 이어지는 한인사회 발전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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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