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명하고 양심적인 판사 될 것”
▶ 한인, 지역사회 위해 활발히 봉사
김현준 판사
“사회 정의를 위해 공명하고 양심적인 판사가 되겠습니다”
최근 콘트라코스카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판사로 임명된 김현준(영어명 글렌 김, 44)씨가 내놓은 포부다.
콘트라코스타와 알라메다 카운티에서 검사로 일한지 14년, 글렌 김씨는 11월10일 개빈 뉴섬 가주지사로부터 콘트라코스타 수피리어 법원 판사로 정식 임명됐다. 아내와 아이들, 남가주에 거주하는 부모님까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언제나 자신을 응원하고 지지해준 가족은 물론 한인 지역사회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가난한 유년 시절이었지만 교회 등 한인 커뮤니티와 항상 가깝게 자라왔다”며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크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를 위해 판사로서 큰 사명을 갖고 봉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준 판사는 서울에서 태어나 3살때 LA 코리아타운으로 온 가족이 이민을 왔다. 당시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누나까지 6명이 원베드룸에 살았고 동네 곳곳에는 갱단이 밀집해있는 등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사랑만큼은 듬뿍 받고 자랐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검사라는 직업을 목표로 삼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2001년,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911테러 사건으로 친누나와 다름없던 사촌누나와 매형, 그리고 2살배기 조카가 안타까운 희생을 당한 것이다.
그는 “나의 영어이름 ‘글렌’도 사촌누나가 지어줬을 만큼 각별했다”며 “2살배기 조카는 그해 처음으로 나를 ‘삼촌’이라고 불러 함박웃음 짓게 했다”고 말했다. 그런 이들이 2011년 9월11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2번째로 충돌한 유나이티드 항공 175편에 타고 있었고, 2살조카는 911테러사건의 가장 어린 희생자로 기록됐다.
김씨는 “한동안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이 사건은 나를 움직이게 했다”며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검사라는 꿈을 확고히 한 그는 2007년 SF법대를 졸업, 이후 3년간(2007~2010) 콘트라코스타 카운티 부검사장으로, 2011년 1월부터 올해까지 11년간 알라메다 카운티 부검사장으로 일하며 살인과 아동 성폭행, 가정폭력 등 44건의 배심재판 사건을 기소했다.
내년 1월10일 선서식을 통해 정식 콘트라코스타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판사로서 직무를 시작하는 김현준씨. 그의 14년간 검사생활은 판사로서 지녀야할 올바른 덕목과 자질을 판단케하는 중요한 토양이 되었다. 그는 “재판의 결과가 피고인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며 “사건의 단면이 아닌 전체를 바라보고 사회 정의가 보장될 수 있는 공명하고 양심적인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될것”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자라나는 차세대 한인 2세, 3세들에게 “부모님을 비롯한 선배들, 한인 커뮤니티가 뒤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법조계를 비롯한 다양한 꿈을 향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할땐 언제든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어린 시절 한인사회의 따뜻한 격려와 지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그가 이제는 차세대들을 격려하고 도울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과 같은 한인사회로 계속 거듭나자고 말하는 것이다.
한인사회와도 활발히 교류한 김현준 판사는 지난 9월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주최한 청소년 리더십에 참석해 아시안 혐오범죄와 가정폭력 등을 주제로 강연했으며,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는 알라메다 카운티 검찰을 대표해 한국에서 열린 한인검사협력교류프로그램(Korean Prosecutors Collaboration & Exchange Program)과 ‘서울 국제형사법 컨퍼런스’에 참석해 국내사법정의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 외에 북가주한미변호사협회(KABANC)와 한인검사협회(KPA)에서 이사직을 맡은 바 있으며, 아시안계미국인검사협회, 아시아계범죄고문위원회, 알라메다 카운티 변호사및법조계협회(Bar Association) 등에서 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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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