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대망의 새해를 기다리며

2021-12-29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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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해마다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였지만 올해 역시 지난 2년전부터 찾아온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여전히 온 세상이 어둠으로 뒤덮여 있다.

모든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듯 코로나 백신 접종에 열심이고, 그러다 보니 즐겁고 기쁜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온데 간 데 없이 보였다. 그야말로 우울한 크리스마스였고, 어둡고 암울한 연말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시작으로 델타에 이어 이제는 오미크론까지… 자고 깨면 온통 뉴스가 확진자수 증가, 백신 접종, 검사 키트 배포 등, 코로나 관련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친구나 이웃, 심지어는 친척까지도 만나기를 꺼려해 인간관계가 점점 소원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중 6명이 모든 사회적 관계에서 코로나19 이후 관계가 멀어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10명중 3명이 매일 고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중 약 14%는 항상 고독감을 느낀다고 했다. 게다가 고독감에 대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나 무서운 사실인가. 인간의 사회적 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그러나 코로나는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회적 관계까지 끊어놓고 있다.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로 불리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가 내년에는 미국에서 토착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때 되면 사회나 삶,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2년이상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중 다수가 마음에 큰 병을 앓고 있다. 그리고 삶과 경제에도 벌써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이웃과 나누는 손길이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나눔은 관계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현실이 어두워도 멈추지 않고 가는 것은 세월뿐이다. 코로나로 지치면서 지나온 세월, 어느새 또 연말이다. 어떻게 해야 연말을 의미있게 보낼까. 소외된 이들이나 경제적으로 버거운 이들을 생각하며 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 나눔의 정신을 갖고 주위의 힘든 사람들을 찾아 배품을 실천한다면 한해의 말미가 좀 더 의미있고 풍성하지 않을까. 추위를 녹이고 얼어붙은 가슴을 따뜻하게 덥힐 수 있는 나눔의 실천이 여기저기서 많이 이루어지면 아무리 힘든 세상이라도 살 만할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는 한 해 걸어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마무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경제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건강이나 가족의 소중함을 잃은 것은 없는지, 혹은 한 해 계획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거나 사업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좌절하거나 상실감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다. 이들이 있기에 아무리 큰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었고, 코로나의 긴 터널속에서도 무사히 지내올 수 있었다.


어려울수록 이기는 힘은 가족밖에 없다. 가족끼리 잘 견뎌왔다고 서로 격려하며 보듬고 위로하자. 주위 아는 분들에게도 감사와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며 연말을 푸군하게 마무리 하자.

지난 한 해는 너무나 어둡고 힘든 일로 가득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일이 있었다 해도 살아있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이제 곧 2021년은 멀어지고 새해의 동이 틀 것이다. 새해 새 희망을 기다리며 올 한 해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하자. 모든 시름과 걱정, 아픔과 고통을 뒤로 하고 오직 밝고 희망찬 새해가 오기를 기다리자.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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