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 열성 경련’, 고열만 낮추면 완치 가능
주부 A(33)씨는 최근 18개월 된 딸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켜 화들짝 놀랐다. 온몸이 38도를 넘는 고열 증상도 보였다. 1분 남짓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증상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병원에 내원한 A씨는 이 같은 증상이 ‘열성 경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처럼 평소 경험이 없던 부모들은 어린 자녀의 갑작스러운 경련 증상에 당황하기 십상이다.
4개월 미만의 갓난 아기에게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 패혈증ㆍ뇌수막염ㆍ요로감염 등 심각한 원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6~60개월 어린 자녀에게 나타나는 38도가 넘는 고열과 경련 증상은 열성 경련일 가능성이 높다. 열성 경련은 소아청소년기에 흔히 발생하는 ‘소아 경련’ 질환의 일종이다.
이영목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경련은 보통 발작과 경련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다”며 “발작은 대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활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운동ㆍ감각ㆍ행동 변화 등을 포괄하는 의미이지만, 경련은 그 발작 중에 운동 증상이 동반할 때를 말한다”고 했다.
소아 경련의 원인은 다양하다. 열이 나거나, 혈당이 떨어지거나,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치거나, 약을 잘못 먹으면 경련이 나타난다. 다른 특별한 유발 요인이 없어도 경련이 생길 수 있다.
보통 열이 나서 경련을 하는 경우를 ‘열성 경련’, 유발 요인이 특별히 없는데 경련을 하는 경우를 ‘뇌전증’으로 구분한다. 열성 경련은 보통 6~60개월 자녀에게 자주 생기고, 12~18개월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신경학적으로 정상적인 성장하는 어린이 환자 중 5% 정도에서 열성 경련이 나타난다. 열성경련 발생 시 그 원인으로 패혈증ㆍ뇌수막염 같은 중추신경계의 감염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 열성경련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열성 경련은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급속히 상승할 때 주로 발생한다. 보통 5분을 넘지 않으며, 신경학적인 후유증이 거의 없다. 따라서 단순 열성 경련은 고열이 생긴 원인을 치료하고, 열을 내리는 것만으로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경련 증상 15분 이상 지속되거나, 열성 경련 24시간 이내 2회 이상 반복 등 국소적인 신경 증상이 경련 과정에서 관찰될 때는 복합 열성 경련으로 분류된다.
복합 열성 경련은 뇌전증으로 진행할 확률이 증상에 따라 6~30%까지 될 수 있어 정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뇌전증으로 인해 경련이 생길 수 있다. 뇌전증은 최소한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비유발 발작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뇌전증 유병률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1% 정도로 추산된다. 뇌전증 원인은 감염성, 뇌 구조 이상, 대사 질환, 자가면역질환, 유전적 원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유전 진단 기술 발달로 뇌전증의 유전적인 원인이 많이 밝혀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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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