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사관 전화 ‘먹통’ 민원인들은 ‘분통’

2021-11-26 (금) 06:41:51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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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격리면제 문의 등 하루 1,000~1,500통 쇄도

▶ 인력부족·예산문제로… “당장 뾰족한수 없어” 답답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최근 어머니 사망신고서 관련 문의를 하기 위해 뉴욕총영사관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었다가 화만 솟구치고 말았다. 직원과의 통화를 하기 위해 녹음된 전화 연결음을 들으며 1시간을 기다려도 연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며칠간 수 시간 동안 통화를 시도하던 그는 결국 전화 문의를 포기했다. 이씨는 “영사관 전화가 잘 안 된다는 말을 들은 터여서 애초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기다리면 되겠지 했는데 이렇게 아예 먹통일 줄은 몰랐다”며 “전화기를 계속 붙잡고 있다가는 화병만 날 것 같아 이메일 문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유학 와 뉴욕지역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모씨는 얼마 전 영사확인서를 받기 위해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예약이 되지 않았다며 민원실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퇴짜를 맞고 허탕을 친 경우다. 김씨는 “평소 영사관에 볼 일이 없어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는데, 민원기관에 전화로 간단한 문의도 할 수 없다는 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뉴욕총영사관의 민원전화 ‘먹통’ 상황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오랜 기간 수많은 한인 민원들이 총영사관과 통화연결이 안 된다고 지적해왔지만 수년 째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한인들은 1시간씩 기다려도 전화 연결이 안 된다거나, 며칠째 전화를 해보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연결된 적이 없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뉴욕총영사관 대표번호(646-674-6000)에 전화를 걸면 안내설명만 반복될 뿐 직원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게 민원인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총영사관의 대답은 통화량이 워낙 폭주하는 데다 인력부족과 예산 문제로 상황을 개선하고 싶어도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뉴욕총영사관의 조성연 민원실장은 24일 본보와 통화에서 “원래도 인력부족으로 민원전화의 90% 정도만 소화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2~3배가 늘더니, 자가격리 면제서 발급 이후에는 5배 넘는 하루 1,000~1,500통으로 급증하면서 물리적으로 제대로 된 민원전화 소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뉴욕총영사관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만 3명의 민원실 직원이 그만두면서 정원보다 부족한 인원이 과중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민원실장은 예약을 하지 않고 민원실을 방문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하루 평균 20명 정도가 예약없이 민원실을 방문하시는데 영사관 입장에서는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면서 “인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민원을 소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총영사관 민원예약은 영사민원24(https://consul.mofa.go.kr)에서 할 수 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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