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4개의 산 정상 한꺼번에 정복하는 기쁨

2021-11-19 (금) 정진옥
크게 작게

▶ 산행가이드 Iron Mountain #3 ( 5,040’) (1)

4개의 산 정상 한꺼번에 정복하는 기쁨

등산로를 따라 펼쳐지는 주변 산들의 경관.

4개의 산 정상 한꺼번에 정복하는 기쁨

등산시작점인 Monte Cristo Campground 입구 모습.



등산안내 책자들을 읽다보면 “Peak Bagger”라는 단어를 가끔 보게 된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산 봉우리를 자루에 담는 사람’이라는 뜻이겠는데, 사냥꾼이 잡은 새를 한 마리 두 마리 행낭에 넣어가는 모습, 또는 나물 캐는 처녀나 뽕 따는 처녀가 싱싱한 냉이나 정갈한 뽕잎을 하나하나 바구니에 담아가는 모습이 연상되어지는 표현이겠다.

그런데 이 Peak Bagger라는 말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의미는, 일정한 기준에 의거 작성된 목록에 실린 모든 산들을 등산 대상으로 정하여, 그 산들을 차근 차근 등정해 나가는 목표지향적이고 적극적인 등산인을 가리킨다고 한다. 예컨대 ‘미국 각 주의 최고봉 50개’, ‘미국 각 카운티의 최고봉 3142개‘, 콜로라도주의 14,000’ 이상의 55개 봉‘, ’남가주의 5,000‘ 이상의 281 봉’ 등이다.


우리 남가주에서의 Peak Bagger란, 주로 Sierra Club의 HPS(Hundred Peaks Section)에서 지정한 281개의 산을 대상으로 산행을 하는 하이커들을 의미하는데, 오늘은 이들 Peak Bagger는 물론이고 보통의 등산인들에게도 1석4조의 풍성한 기쁨이 될 황금어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33.4마일이라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Angeles 국유림에 있는 Iron Mountain #3(5,040’), Round Top Peak(6,316’), Granite Mountain #1(6,600’), Rabbit Peak #1(5,307’) 등 4개의 산을 하루에 등정하는 것인데, 둥글게 한 바퀴를 도는, 산행거리 약 13마일에 3,400‘ 내외의 고도를 오르는 코스이다.

Monte Cristo Campground 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등산을 할 수도 있고, 반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등산을 할 수도 있는데, 오늘 우리는 반 시계방향으로 돌며, Iron Mountain #3에서 시작하여 Rabbit Peak #1에서 끝내는 코스를 안내한다. 등산이 어느 정도 익숙한 분이라면 7시간 내외로 산행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가는 길

I-210에서 La Canada 지역의 Angeles Crest Highway(SR-2)의 Exit으로 나온 후, SR-2를 타고 북쪽으로 9.5마일을 간다. Clear Creek 이라고 부르는 Junction이 나오며 왼쪽으로 Angeles Forest Highway(N-3)가 갈라져 나간다. 여기서 왼쪽의 N-3를 따라 9.9마일을 달리면 오른쪽에 Monte Cristo Campground가 있다.

캠프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왼쪽으로 나있는 비포장도로(3N23)를 보게 되는데 보통은 차량통제게이트로 차단되어 있어, 여기에서 부터 걸어야 한다. 캠프의 Day Use Area에 주차한다. 혹시 게이트가 열려있다면 차를 타고 Black Cargo Mine 지점의 갈림길까지 1.6마일을 더 들어가서 길가의 공간에 주차해도 된다. 이 경우에는 Ground Clearance 가 높은 4x4 차량이 좋을 것이다.

등산코스


캠프입구(3,560‘)에서 왼쪽으로 나있는 도로의 게이트를 지나 북쪽으로 나아간다. 이 길은 0.2마일을 나아가면 북동쪽으로 굽어졌다가 다시 동쪽으로 굽어진 후에 약 1마일을 나아간 곳에서는 다시 북동쪽을 향하게 된다.

1.6마일지점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어져 오르는 갈림길(4N18)이 나온다. 고도 4,380’ 지점이며, 오른쪽 아래로 Black Cargo Mine 이 있고, 직진하면 0.5마일 거리에 1880년경에 채광이 시작됐다는 Monte Cristo Gold Mine 이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우측 길로 간다.

이곳에 있는 이 광산들은 한 때는 매우 역동적으로 붐비던 금광이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최초로 발견된 곳은, 역사적인Gold Rush 를 야기한 1848년 Sacramento 인근에 있는 Colima 의 Sutter’s Mill이 아니라고 한다.

사실은 이 보다 6년이 더 빠른 1842년 3월9일에 Local Rancher 였던 Jose Francisco Lopez 에 의해 바로 우리 LA의 근교인 Placerita Canyon 에서 최초로 금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얘기가 얽혀 있다. 그 날도 일상적으로 가축을 돌보던 Jose Francisco는 점심때가 되어 부근에 있는 한 그루의 Oak Tree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한 후, 그 나무에 몸을 기대고 잠시 낮잠을 잤다고 하는데, 자기의 몸이 금덩이들이 잔뜩 깔린 황금의 연못속에 둥둥 떠있는 꿈을 꾸게 된다.

곧 화려한 ‘남가일몽’의 꿈에서 깨어난 그는 아쉬운 마음에 공연히 바로 발앞에 자라있는 Wild Onion 몇 줄기를 주머니칼로 캐어 낸다. 그런데 그 야생양파들의 뿌리에 작은 금속조각들이 붙어 나오는 게 아닌가! 마침 그는 University in Mexico에서 광물학을 공부한 바 있어 그것이 황금이라는 것을 이내 알아차리게 된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약 2,000명의 멕시코인들이 Sonoma주에서부터 금을 캐러 Los Angeles로 몰려 왔었다고 한다. 이 때는 캘리포니아가 아직 멕시코의 영토였으며, 금이 발견된 1842년의 1년전인 1841년에 조사된 Los Aneles County의 인구가 겨우 151명에 지나지 않았던 시기였다.

6년 뒤인 1848년에 Sacramento인근의 Colima에서 금이 발견됨으로써 촉발된 본격적인 Gold Rush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비록 작은 규모일지라도 엄연한 Gold Rush임은 분명하고, 이로써 Los Angeles 의 인구가 불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는지 1844년의 인구는 2,497명으로 집계 된다. 참고로, 1848년의 대대적인 Gold Rush는 미국 각지는 물론이고 세계 여러나라에 까지 소문이 나서, 1853년까지 총30만명이 캘리포니아로 유입되었다고 한다. 1840년의 인디안을 제외한 캘리포니아의 인구를 8,000명으로 본다고 하니, Gold Rush의 위력이 가히 빅뱅에 견줄만한 대폭발이었다 해도 너무 지나친 망상은 아니지 싶다.

Jose Francisco가 실제로 황금 연못을 채울만큼 금을 캐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기록을 보면 이곳에서 총 1,300파운드의 금이 산출되어졌다고 하며, 그가 기대어 잠을 잤던 Oak Tree는 ‘The Oak of the Golden Dream’으로 불리우며, 현재 California Historic Landmark 16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Placerita Canyon은 더 나중에 금이 발견된 Big Tujunga Canyon 지역의 Mt. Gleason(6,502‘)에서 서쪽으로 15마일 내외의 거리가 되는 곳이다

또한 구전되는 바로는 바로 이곳 Monte Cristo Mine(옛 이름은 Los Padres Mine)에서 San Fernando Mission 시절인 1700년대에 이미 대량의 금이 나왔다는 설이 파다했었다고 한다.

각설하고, 우리 남가주의 Sierra Club HPS List에는 3개의 Iron Mountain 이 있다. Iron Mountain #1 은 Azusa 쪽으로 들어가는 San Gabriel River 의 East Fork 옆 Heaton Flats 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오르기가 무척 힘든 것으로 하이커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고도 8,007’ 의 산이며, Iron Mountain #2는 Big Tujunga Canyon 의 서쪽이며 Mt. Gleason(6,520’) 의 남쪽에 있는 고도 5,635‘의 산이다. (다음에 계속)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