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려운 가정자녀·장애 청소년 위해 써주세요”

2021-11-16 (화) 07: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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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대 이상걸·이미지 부부 평생 모은 전재산 100만달러 세상떠난 두 자녀 기리는 장학금 퀸즈성당에 기부

“어려운 가정자녀·장애 청소년 위해 써주세요”

이상걸(앞줄 오른쪽 네번째부터), 이미지 부부가 14일 퀸즈성당에 장학금 100만달러를 기증했다. 이씨 부부와 김문수 앤드류 주임신부(뒷줄 가운데) 및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사진제공=퀸즈성당]

80대 한인 노부부가 세상을 먼저 떠난 두 자녀를 기리는 장학금 100만달러를 성당에 기부해 화제다.
주인공은 성바오로 정하상 퀸즈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김문수 앤드류·이하 퀸즈성당)에 다니는 이상걸(82), 이미지(79) 부부.

이씨 부부는 지난 3, 4월에 세상을 떠난 실비아 은숙 이(51)와 스테파노 스티븐 이(53)씨를 기리는 의미로 평생동안 소중하게 모은 금액을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부부의 막내딸인 이은숙씨는 뉴욕대(NYU) 로스쿨 졸업 후 의료 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으나 지난 3월17일 희귀 심장질환인 모야모야 증후군 증세를 겪고 갑작스레 숨을 거뒀다.

이씨 부부는 딸을 떠나보낸 슬픔을 채 추스리지 못한 상황에서 한달여 후인 4월18일에 맏아들이었던 스티븐 이씨 마저 코로나19로 떠나보내야했다. 스티븐 이씨는 30여년 전 한국어공부를 하기 위해 떠났던 서울에서 불의의 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 돼 이후 휠체어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다.


이씨는 이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버팔로대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는 등 장애를 극복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퀸즈성당은 14일 열린 미사 중 이씨 부부에게 의로운 뜻을 기리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미지 할머니는 “두 아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중에 50여년의 이민생활 동안 모은 전재산을 털어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결심했다”며 “장학금이 이민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가정의 자녀와 장애 청소년들을 돕는데 유용하게 쓰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퀸즈성당은 이씨 부부가 기증한 장학금을 매년 장학회를 통해 선발하고 있는 장학생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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