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EU 관세 타결에…‘외우내환’ 철강업계

2021-11-02 (화) 12:00:00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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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수출 가격 경쟁력·수익성 악화

▶ 2040년돼야 수소환원제철 가능해

철강 업계가 대내외 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의 탄소 중립 과속에 미국·유럽연합(EU)의 철강 관세 분쟁 해결까지 겹치며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EU가 3년 넘게 이어왔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일단락짓기로 하며 국내 철강 업계는 한국 철강 제품의 대미(對美) 수출 경쟁력이 악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 업계의 가장 큰 근심은 가격 경쟁력 약화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철강 제품은 고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는데 무관세로 수입되는 EU 철강 제품이 늘어날 경우 가격상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진다”며 “EU 철강 제품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한국 철강 제품의 대미 시장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한 셈이다. 미국의 한국 철강 수입량은 지난 2020년 1월에서 2021년 10월 기준으로 413만 톤에 달한다. 캐나다(1,095만 톤), 브라질(765만 톤), 멕시코(670만 톤)에 이은 4위다.


철강 업계는 정부가 나서 EU와 비슷한 수준의 무관세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발될 경우 2018년 미국의 철강 쿼터제 당시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018년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당시 협상을 통해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하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다만 미국과 EU의 이번 합의에서 중국산 철강이 미국으로 수입되지 못하도록 한 내용은 국내 철강 업계에 영향력이 없을 것으로 확인됐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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