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림 양상과 치료법이 다르므로 적극적인 치료 필요
술을 따르거나 젓가락을 사용할 때 갑자기 손이 떨리면 주변 사람에게서 “수전증 있는 것 아냐?”라는 얘기를 듣기 마련이다.
손떨림 현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속되는 손떨림은 뇌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어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떨림으로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은 우리가 수전증으로 알고 있는 본태성 진전(本態性 震顫·essential tremor)과 파킨슨병이 있다. 두 질환 모두 떨림증이 주증상이지만 떨림 양상과 치료법이 다르므로 증상을 감추려 하기보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박창규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은 주로 안정 시 발생하고,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거나 다른 일을 하면 떨림이 멈추는 반면, 가만히 있을 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어떠한 움직임(식사, 글씨 쓰기 등)을 할 때 손떨림이 발생하면 본태성 진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 유사 증상이 발생한다면 보통의 특발성 파킨슨병보다는 다른 질환으로 인한 이차성 파킨슨병일 수 있어 반드시 전문 진료를 통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파킨슨병은 초기 약물에 반응이 좋은 편이다. 특히 파킨슨병은 환자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고 관리가 잘돼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다면 꾸준한 약물 치료만으로 좋은 경과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 반응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하거나, 약물 반응이 너무 빨리 소진돼 약을 자주 먹어야 한다면 운동 증상 개선을 위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박창규 교수는 “파킨슨병에 비해 수전증은 약물 치료에 반응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 또한 수술이 도움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얇은 전극선 삽입을 통한 전기자극으로 뇌의 고장 난 운동 회로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뇌심부자극술이 대표적인 수술법으로 가장 효과가 좋다”며 “하지만 전신마취와 관련 장치를 체내에 삽입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고령 환자는 감마선을 해당 부위에 쬐어 치료 효과를 얻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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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