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컬 정계 요동… 일부서 사퇴 요구도

2021-10-15 (금)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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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들리-토마스 시의원 기소 충격과 실망

▶ 미치 잉글랜더·호세 후이자 이어 스캔들

시의원들의 비리 스캔들로 바람 잘 날 없었던 LA 시의회가 또 다른 거물급 정치인인 마크 리들리-토마스(66) 시의원(10지구)의 뇌물수수 혐의 기소 소식(본보 14일자 A1면 보도)에 발칵 뒤집어졌다. 일각에서는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년 전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의 해당 비리 혐의를 폭로했던 LA 타임스는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이 USC 전직 학장과 공모해 총 20개에 달하는 뇌물 수수 및 사기 등을 저지른 혐의로 연방 대배심에 의해 14일 전격 기소된 사실을 전하며 이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신문에 따르면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은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재임 시절 USC 사회복지대의 매릴린 루이스 플린 전 학장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이 대학이 LA 카운티 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수백만 달러의 카운티 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 대배심의 기소 내용에 따르면 또 아들의 USC 대학원 장학생 입학 및 교수 임용을 위해 캠페인 기금을 전용해 USC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 마티네스 LA 시의장은 “마크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의 뇌물 혐의 소식을 듣고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며 “비록 리들리-토마스 의원이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재임 당시 발생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LA 시의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 흑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LA 카운티 수퍼바이저와 캘리포니아주 상·하원 의원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정계에서 활약하며 LA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파워 있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 꼽혀 온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이 뇌물 혐의로 기소되면서 LA 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는 물론 LA 정계가 요동치고 있다.

LA 시의회는 최근 몇년간 미치 잉글랜더 전 의원과 호세 후이자 전 의원의 부패 스캔들로 주민들의 불신이 쌓여왔는데, 이번에 다시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기소 소식이 터져나오면서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지난 2018년 후이자 시의원은 다운타운 대형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업자로부터 150만 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아 챙긴 것을 비롯해 라스베가스 무료여행 등의 호화접대,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미치 잉글랜더 전 시의원도 2017년 라스베가스와 팜스프링스 여행 당시 한 사업가로부터 현금, 여성 에스코트, 럭셔리 호텔 서비스, 식사 등의 로비를 받아 연방검찰에 기소됐고, 올해 초 불법 로비 및 뇌물 수수와 거짓 진술 혐의로 징역 14개월과 벌금 1만5,000달러를 선고받았다.

현재 리들리-토마스 시의원이 이번에 연방 검찰에 기소되면서 10지구 시의원직을 사퇴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관련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10지구 시의원으로서의 입지도 위태로워 설령 사퇴를 하지 않고 버틴다 해도 정치적 영향력과 입김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동료인 조 부스카이노 시의원은 “리들리-토마스 의원이 기소된 것은 LA 시의회 전체의 명성에 오명”이라며 리들리-토마스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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