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보고서…미 하락폭 G7 국가중 최대
▶ 중국엔 공공투자 축소 지적…미중 무역분쟁 부정적 영향도 우려
국제통화기금(IMF)이 12일 주요 2개국(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간인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6.0%에서 5.9%로 0.1%포인트 낮췄다.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는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이라고도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전망치가 동반 하락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0%로 7월 전망에 비해 무려 1.0%포인트 떨어졌다. 주요7개국(G7)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IMF는 2분기 대규모 재고 감소와 이후 공급망 교란, 소비의 둔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회사 골드만삭스가 지난 10일 소비 회복 지연 전망 등에 따라 미국 전망치를 5.7%에서 5.6%로 소폭 낮춘 것과 흡사한 분석이다.
진화 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여전한 데다 높은 물가 상승률, 반도체 등 공급난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도 볼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전망은 미국이 4조 달러에 달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기부양 예산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이뤄진 것이어서 예산 규모가 줄어들면 성장률 추가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IMF는 내년 미국 성장률의 경우 5.2%로 0.3%포인트 올렸다. 미국은 지난해 3.4% 역성장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8.0%로 소폭인 0.1%포인트 내려갔다. 내년 역시 0.1%포인트 하락한 5.6% 성장이 예상됐다. 중국은 전염병 대유행 와중에도 지난해 2.3% 플러스 성장했다.
IMF는 공공투자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성장률을 소폭 하향한 이유로 들었다.
또 "예를 들어 중국의 자산 분야처럼 대규모의 무질서한 기업 채무 불이행이나 재조정은 광범위한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외신에선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사태와 연결 짓기도 했다.
AFP통신은 분석가들은 중국이 부동산 약세와 석탄 가격 급등 및 부족의 충격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한다며 자산시장의 약세가 중국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음을 IMF가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이어진 미중 간 무역과 기술 분야의 긴장이 고조되면 경기회복 경로에 또 다른 장애물로 작용하며 투자와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IMF는 미중 간 고율의 무역 관세를 염두에 둔 듯 무역 긴장의 해결과 2018~2019년 부과된 무역 제한 조처를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