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장동·원팀 ‘내우외환’ 이재명, 중원서 불안한 본선 출발

2021-10-11 (월) 1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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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동린 중도 잡기 시동…대장동 불길 잡으며 이낙연 끌어안기

▶ 지도부 만나 선대위 구성·지사직 사퇴 논의…일단 마이웨이

대장동·원팀 ‘내우외환’ 이재명, 중원서 불안한 본선 출발

(대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봉안당을 둘러보고 있다. 2021.10.11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1일(한국시간 기준) 대선 후보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내년 3월 본선 승리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그러나 대장동 여파에 따른 예상치 못한 신승에 이낙연 전 대표측이 이의 제기 절차에 착수, 내홍 양상이 연출되면서 앞길이 험난한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날 충청권을 찾아 대전 현충원과 질병관리청을 각각 방문했다.


대전 현충원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민을 추모하기 위해, 질병청은 현재 국가적 위기인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이 후보측이 전날 대선후보 선출에 대비해 준비한 일정이다. 지역적으로는 중원, 이슈 면에서는 안보·보훈을 공략함으로써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확인된 중도층의 이반된 민심을 되찾겠다는 차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당초 잡은 대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 것은 압도적으로 과반 득표로 힘있게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는 어그러졌지만, 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만큼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실제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고 당 중심의 선대위원회 구성 문제, 지사직 유지 문제 등을 논의하며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당 중심의 선대위를 꾸려 서로 화학적으로 융합해 대선을 이겨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와 대전 현충 참배에 동행한 송 대표는 사퇴 후보가 득표한 표 처리 방식에 대한 이 전 대표측의 문제 제기에 대해 "특별 당규에 근거해서 진행됐다"면서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상식과 원칙, 당헌·당규에 따라 우리 당에서 잘 처리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 당내 통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팀 완성을 위해 반드시 끌어안아야 할 이 전 대표 측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후보측은 당 지도부뿐 아니라 중립을 표방해 온 의원들도 잇따라 우려를 표하는 만큼 일정 냉각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이 전 대표 측이 승복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선 후폭풍이 계속되면서 본선 시작부터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본선 전략에 대한 전면 궤도수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으로는 이 전 대표측과의 순탄한 화합이 요원해지면서 원팀 전열 정비에 비상이 걸렸고, 밖으로는 커져만 가는 대장동 파문의 불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지지율 25∼30%의 박스권 탈출이 시급하지만, 현재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후보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이 전 대표측의 이의신청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처리 절차를 밟고 이 전 대표 측을 납득시키는 데에만도 1주일∼열흘은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달 5일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기 이전에 광폭 통합 행보를 통해 선점 효과를 노리려던 이 후보 입장에서는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게 되는 셈이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 당장 야권에서는 이 후보가 경선의 마지막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크게 패배한 것을 두고 "대장동 민심이 확인된 것"이라며 맹공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대장동 대응 TF 구성 논의에도 속도를 붙이기로 했다.

대장동 의혹 방어와 관련해서 도지사직 사퇴 시점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 송영길 대표가 간담회에서 경기도 국정감사(18일, 20일) 전 지사직 사퇴를 공식 요청한 만큼 이재명 후보가 금주내 사퇴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심사숙고를 해서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측은 12일 경기도의회 참석 등의 도지사 일정도 공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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