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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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커피사랑 이유 있었네…사망위험 24∼28% 낮추는 효과

2021-10-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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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등 아시아 4개국 공동 연구팀, 33만명 12년 추적관찰 결과

▶ 하루 5잔 이상 마셔도 사망위험 감소…녹차는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낮춰

커피 섭취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사망위험을 남성은 24%, 여성은 28% 각각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서구에서 커피가 전체적인 사망위험을 낮춘다는 보고가 나온 적은 있었지만,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추적관찰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이정은)·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안윤옥, 유근영, 강대희, 박수경, 신애선) 공동 연구팀은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에 참여한 4개국(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 33만명을 대상으로 12.5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 섭취가 사망위험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관찰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4개국 연구팀의 연구자 38명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역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하루 커피 섭취량을 ▲ 1잔 이상∼3잔 미만 ▲ 3잔 이상∼5잔 미만 ▲ 5잔 이상으로 나눠 성별로 사망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커피를 하루 1잔에서 3잔 미만을 마시는 사람이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보다 사망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보다 많은 하루 3잔에서 5잔 미만, 5잔 이상의 경우에도 각각 사망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의 경우는 각각의 커피 섭취량에 따라 사망위험이 20%, 35%, 28%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커피 섭취가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는 점은 암 사망률(남 15%, 여 19% 감소)과 심혈관질환 사망률(남 27%, 여 27% 감소)에 대한 세부 분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커피에 들어있는 클로로겐산, 카페인, 트리고넬린, 마그네슘 등의 생리활성물질이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를 내고, 혈당 수치를 개선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커피를 섭취하면 사망위험이 감소한다는 이번 연구의 결론은 기존에 서구에서 나온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2017년 국제암연구소(IARC)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유럽 10개국에서 50만명 이상을 상대로 연구한 결과, 하루에 커피 석 잔을 마시는 사람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이정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그동안 미국, 영국,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 커피 섭취가 사망위험을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유전자와 생활습관이 확연히 다른 아시아인에서도 커피 섭취가 건강상 이롭다는 점을 새롭게 밝힌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녹차를 마시는 경우에도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차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테킨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녹차 섭취량에 따른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감소 효과는 남성이 하루 1잔 이상∼3잔 미만 15%, 3잔 이상∼5잔 미만 17%, 5잔 이상 21%였다. 여성의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각각의 섭취량에 따라 12%, 20%, 22% 낮았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커피는 전세계 연구에서 사망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는 식품"이라며 "일부 연구에서 커피의 부작용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근거 수준이 매우 높은 장기간의 관찰 연구결과에서 유효성이 확인된 부분에 좀 더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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