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신카드 보여주세요” LA 의무화 조치에 기대반 우려반

2021-10-08 (금) 12:00:00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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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요식업계 환영하지만 고객 마찰은 우려

▶ 직원 교육 강화, 불확실성 제거로 매출 증대

“백신카드 보여주세요” LA 의무화 조치에 기대반 우려반

한인 등 요식업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 조치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면서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로이터]

“취지는 100% 동의하지만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LA시의 실내업소 및 공공장소 이용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제시 의무화 조치가 다음달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한인 요식업계에는 고객의 백신 접종 확인 조치를 놓고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6일 LA 시의회가 결정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 조치는 전국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조치에 따라 다음달 4일부터 식당에서 실내 식사를 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의료 및 종교적인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해당 장소에 입장하기 72시간 이내에 발급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지참해 보여주어야 한다.

7일 한인 요식업계는 이번 LA 시의회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30~40%의 매출 감소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회복을 해가고 있는 한인 요식업계에게 고객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자체가 또 다른 제한 조치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환영을 표명하는 데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인 식당 업주들의 대부분은 이번 조치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셧다운’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카페 센트’의 장기철 대표는 “시정부의 정책이니 지켜야 되겠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신뢰감을 줄 수 있다”며 “소위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이전과 같은 실내영업의 셧다운 조치의 가능성이 낮아져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실 이 같은 기대감은 셧다운으로 인한 학습 효과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물류난과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식업계의 현실에서 나온 기대감이기도 하다.

전국레스토랑협회(NRA)가 지난달 전국 4,000명의 식당 업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의 업주만이 지난 3개월 매상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직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각종 식재료와 비품 가격이 30% 이상 인상되면서 실질 매상이 대부분 줄어든 탓이다.


이번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 조치가 셧다운과 같은 최악의 상황 발생 가능성을 낮춰 안정감을 가지고 식당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한인 식당 업주들에게 힘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 조치를 마냥 기뻐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 확인 과정에서 고객과의 마찰이 가장 큰 우려의 원인이다.

한국적인 정서상 증명서를 공개한다는 자체가 심리적으로 불편함과 함께 거부감이 많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게 한인 식당 업주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백신 접종을 일일이 확인하기 위해서 전담 직원을 배치해야 하는 것도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업주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다.

한 한인 식당 업주는 “확인 과정에서 고객과 언쟁이나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단골 고객이라도 계속 확인해야 하는 것도 쉽지 않아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며 “직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담 직원을 두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시행까지는 1달 정도 남은 만큼 시정부의 추가 가이드라인과 편의성 개선과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강남회관의 이상헌 대표는 “현재 백신 접종 증명서는 소지하기에 크기가 다소 커 불편할 뿐 아니라 시니어들의 경우 백신 증명 QR코드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에 대한 시정부의 홍보와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남가주한인외식연합회(회장 김용호)는 협회 차원에서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 조치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홍보물 제작과 배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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