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킹 카운티 램버트 의원 인종차별 논란...흑인 동료의원 얼굴 캠페인 홍보메일에 사용

2021-10-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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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카운티 의원이 흑인동료 의원의 얼굴을 선거캠페인 홍보 메일에 사용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평소 동료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꺼리던 의회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비난에 가세했다.

킹 카운티 3선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캐시 램버트 의원이 최근 자신의 선거 캠페인 메일에 상대후보를 ‘꼭두각시’라 지칭하고, 동료의원인 흑인 거메이 자힐레이 의원의 얼굴을 묘사했다.

20년 동안 킹 카운티 의원으로 당산된 램버트 의원은 그동안 강한 상대없이 어렵지 않게 의원직을 유지해왔지만 오는 11월 치러지는 선거에서 어려운 상대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램버트 의원은 승리했지만 40%의 득표만을 얻은 반면 사라 페리는 36% 득표율을 얻었다. 시애틀대학(SU) 간부를 지낸 페리는 지역 비영리 기관에서 활동해왔다.

카운티 의회는 정당을 명시하지 않은 비정당 선거를 실시하지만 페리와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3위를 달렸던 코헨은 민주당원이었다. 램버트 의원은 공화당원직을 가진 적이 있어 사실상 공화당 성향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램버트 의원은 최근 제작한 새 정치홍보 우편물에 부적절한 내용을 담아 비난을 자초했다.

우편물에 상대후보인 페리를 꼭두각시로 묘사하고 사회주의 인형 등으로 지칭한 것이다. 또한 꼭두각시 줄을 킹 카운티 의회 거메이 자힐레이 의원을 비롯해 시애틀 시의회 샤마 사완트 의원, 카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 등이 잡고 있는 것으로 묘사됐다. 이 가운데 자힐레이와 샤완트 의원, 해리스 부통령 모두 유색인종이다. 램버트 의원은 백인이다.

더욱이 메일에는 킹 카운티 의회에서 유일한 유색인종인 자힐레이 의원이 커다란 빨간 넥타이를 맨 얼굴 사진과 이름이 담겨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힐레이 의원은 “나는 페리를 지지한 6명 카운티 의회 의원 중 한 명일 뿐인데 내 사진만 담겨있다”며 “램버트가 이스트 사이드 지역에서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해 흑인 동료의 얼굴을 지목해 사용한 건지 아닌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 2년 동안 의회에서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메시지나 위협을 수도 없이 받았다”며 “하지만 내 동료가 내가 참여하지도 않은 선거에서 값싼 정치적 이점을 위해 이런 공격을 부추기는 일이 슬프다”고 밝혔다.

한편 킹 카운티 의회 민주당 의원 6명 전원은 램버트 의원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이런 인종차별적인 정치메일은 킹 카운티 어디에도 설자리가 없다”며 “인종이나 민족에 관계없이 킹 카운티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봉사해야 하는 의무에 대해 무례를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다우 콘스탄틴 킹 카운티장도 “이런 종류의 당파적이고 상대를 헐뜯는 공격은 킹 카운티 어느 곳에서도 환영하지 않는다”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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