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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짓 사운드에 벨루가 깜짝 출현...81년만에 방문한 진객 흰고래, 하루 여섯 번 목격돼

2021-10-07 (목) 11: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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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루가 알래스카 쿡 인렛이나 북극해에만 서식해’

중부 알래스카의 쿡 인렛 아니면 북극해에만 서식하는 벨루가(흰고래) 한 마리가 지난 3일 타코마의 포인트 디파이언스 등 퓨짓 사운드 바다에서 6차례나 잇따라 목격돼 화제가 되고 있다. 퓨짓 사운드에서 벨루가가 목격된 것은 1940년 이후 처음이다.

국립 해양대기관리국(NOAA)의 마이클 밀스타인 대변인은 3일 폭스 섬 남쪽에서 벨루가가 목격됐다는 신고가 맨 먼저 들어온 후 포인트 디파이언스, 커멘스먼트 베이, 웨스트 시애틀, 브레머튼 조선소 인근에서도 같은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고 밝혔다.

NOAA 생태학자 폴 웨이드는 이 벨루가가 새로운 서식지를 탐색하려고 퓨짓 사운드에 들어왔다면 다행이지만 굶주린 벨루가가 먹이를 쫓다가 일행에서 떨어져 길을 잃었거나 적조현상으로 생긴 도모 산에 중독돼 뇌의 방향 탐지기능이 손상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웨이드는 벨루가가 혼자 퓨짓 사운드에 들어온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며 범고래(오카)처럼 사회적 동물인 벨루가는 최소한 2~3마리가 떼지어 다니며 오카처럼 치눅연어를 즐겨 사냥하지만 코호연어, 대구, 스멜트, 새우 등 다른 어류도 먹이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오카보다 체구가 작은 벨루가는 태어날 때는 피부가 회색이지만 성장하면서 순백색으로 바뀌며 독특한 소리로 서로 교신해 ‘바다의 카나리아’라는 별명이 붙었다. 웨이드는 벨루가가 오카나 돌핀과 달리 등에 솟아난 지느러미가 없고 숨쉴 때 머리 부분 전체를 물위로 들어올리기 때문에 주위에 배가 있으면 쉽게 위험을 간파하고 도피한다고 덧붙였다.

벨루가가 퓨짓 사운드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1940년 4월24일이었다. 당시 타코마 타임스지는 “물개나 거북보다는 훨씬 크고 고래보다는 훨씬 작은 바다 소 같이 생긴 동물이 내로스 다리 밑을 지나 올림피아 쪽으로 내려가면서 해안의 구경꾼들을 즐겁게 했다. 아마도 주지사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었던 것 같다”고 1면 기사로 보도했다.

작년에는 샌디에이고 앞바다에도 벨루가 한 마리가 나타나 뉴스가 됐다. 관계자들은 이 벨루가가 그 뒤 멕시코 바하에서 사체로 발견된 벨루가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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