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첫 동양계 경찰부국장 시정부 제소...시위진압 ‘분홍 우산’ 사건 희생양 돼 서장 급으로 강등 주장

2021-10-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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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동양계 경찰부국장 시정부 제소...시위진압 ‘분홍 우산’ 사건 희생양 돼 서장 급으로 강등 주장
시애틀경찰국 내 최초의 아시아계 부국장이었던 스티브 허잭(52)이 작년 흑인 인권시위 진압과 관련해 부당하게 서장으로 강등됐다며 시정부와 애드리안 디아즈 경찰국장을 제소했다.

허잭은 지난달 29일 킹 카운티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디아즈 국장이 과격시위의 단초가 됐던 소위 ‘분홍 우산’ 사건의 희생양으로 자신을 몰아 강등시킨 반면 당시 진압 책임자로 최루탄과 고무탄 발포명령을 내린 존 브룩스 경사는 오히려 서장으로 승진시켰다고 주장했다.

허잭 측의 토비 마샬 변호사는 27년 경력의 베테랑인 허잭이 동료 백인경찰관과 달리 차별대우를 받아 종전 직급(서장)으로 강등됨에 따라 정서적 스트레스는 물론 봉급이 크게 줄어들고 한직으로 전보돼 명성이 실추됐으며 장래 진급기회에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허잭은 작년 6월1일 캐피털 힐의 동부경찰서 주변에서 과격시위가 일어났을 때 시 전역의 시위대 치안 책임자였다. 그날 경찰과 대치 중이던 한 시위자가 최루가스를 막기 위해 들고 있던 분홍색 우산을 경찰관이 낚아채려다가 줄다리기가 벌어졌고 이를 본 시위대가 합세하자 브룩스 경사가 최루가스 발포명령을 내린 것으로 경찰국 내사과 조사결과 밝혀졌었다.

마샬 변호사는 백인인 브룩스 경사가 이날의 판단착오를 포함해 작년에 잇따랐던 시위진압 과정에서 총 14건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등된 허잭의 후임으로 시 전역 시위진압 책임자로 승진한 토머스 마하페이 부국장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하지 말라는 법원 명령을 어겨 경찰국이 4차례나 법정모독 판결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허잭은 강등 이후 부국장 연봉이었던 24만1,363달러에서 3만7,000달러가 깎였다. 그는 또 강등 직후 두달간 보직이 없다가 한직인 특별 범죄희생자 팀으로 전보됐다.

허잭은 지난 7월 시정부에 548만달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통보하고 시정부와 디아즈 국장 측에 8월11일까지 대응여부를 결정하도록 요구했다. 관련 주법은 정부기관을 상대로 하는 민사소송은 소장이 제출되기 60일 전에 이를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 법무국의 댄 놀티 대변인은 허잭의 소장 내용을 면밀하게 조사 중이라며 “시정부는 직장 내에서의 위협행위 제거를 의무로 삼고 있으며 차별행위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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