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락, 그레고어 “공화당 후보 지지”...민주당 출신 두 전직 주지사, 시애틀 검사장 선거에서

2021-09-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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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후보가 과격한 공약 내세우자 공화당 후보 두둔

민주당 소속의 전 워싱턴주 주지사인 게리 락과 크리스틴 그레고어가 11월 시애틀 검사장 선거에서 민주당출신 후보가 아닌 라이벌 후보를 공식 지지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전 지사는 28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주당 후보인 니콜 토마스-케네디가 경찰과 교도소를 폐지하고 대부분의 경범자들을 기소하지 않겠다는 등 과격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그녀가 당선되면 시애틀 주민들과 모든 동네의 안전이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뜻밖에 두 거물 정치인의 지지를 얻은 앤 데이비슨 후보는 2019년 시애틀 시의원선거에 출마했다가 민주당의 후원을 받지 못해 낙선하자 급진 민주당원들과 뜻이 맞지 않는다며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녀는 다음해 부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역시 낙선했다.


변호사지만 근래엔 타협 중재자로 일해 온 데이비슨 후보는 각종 범죄와 홈리스 천막촌 등 시애틀의 고질적인 병폐에 시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며 자신이 검사장으로 당선되면 시민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안전을 되찾아주고 시 검찰국의 역기능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킹 카운티의 민주당 의장인 섀스티 콘래드는 락과 그레고어의 데이비슨 지지 성명에 격분했다며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려면 스스로 민주당원으로 행세하지 말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두 전 주지사의 ‘일탈’은 중도 민주당원들에게 토마스-케네디 후보의 자질을 곱씹어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선 변호사인 토마스-케네디는 지난해 동부경찰서 담장에 폭발물로 구멍을 낸 과격 시위자를 ‘영웅’이라고 치켜세웠고, 애드리언 디아즈 경찰국장에겐 “코비드 바이러스 묻은 X를 먹고 사퇴하라”는 트윗 글을 올렸다가 후에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

토마스-케네디 후보는 자신이 심사숙고한 후 발언하는 습성이 없다며 문제된 발언들도 자신이 검사장 선거에 출하기로 결심하기 전에 나온 것들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경찰 폐지에 대한 소신엔 변함이 없다며 자신의 비판자들에게도 “경찰에 피살되는 흑인 목숨보다 자기네 재산 지키기에 더 열성적인 사람들”이라고 공격했다.

토마스=케네디와 데이비슨 후보는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4선에 도전한 피트 홈스 현직 검사장을 3위로 끌어 내리고 11월 결선에 나란히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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