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비원이 한인 노인아파트 무단침입‘발칵’

2021-09-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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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연장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LA 다운타운의 노인아파트에서 히스패닉계 경비원이 야간에 한인 할머니가 사는 아파트 유닛에 무단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 한인 입주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한인 입주자들은 관리사 측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A 다운타운 지역 대규모 노인아파트인 올리브 아파트의 ‘한인 입주자회’ 측에 따르면 경비원의 무단 침입 사건은 지난 10일 이 아파트 12층에 거주하는 95세 한인 할머니의 유닛에서 발생했다. 이 할머니가 잠을 자고 있던 밤 11시25분께 히스패닉계 경비원이 느닷없이 매스터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입주자회 측에 따르면 당시 속옷만 입은 채 잠을 자고 있던 한인 할머니는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고, 아파트로 들어오다 할머니를 발견한 경비원은 아무말 없이 두리번거리다가 그냥 나가버렸다고 한다. 할머니는 무슨 긴급 상황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도움을 요청한 것도 아닌 상황이었는데 한밤중에 경비가 갑자기 들어와 황당했다며, 만약 그냥 계속 자고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몰라 불안감에 떨었다고 입주자회 측은 전했다.

관리회사 측에 이를 알린 입주자회 측은 해당 경비원을 해고하겠다는 관리회사 측의 답변을 듣고 이를 믿었지만 시행에 옮겨지지 않았고, 평소 소통이 잘 안되는 경비회사를 한인 회사로 바꿔달라는 요청도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입주자회 측은 무단침입 사건을 지난 15일 경찰에 리포트했으며, 변호사와 만나 법적 대응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주자회 측 관계자는 “이번 사건 외에도 한 장애인 입주자가 화장실이 사용이 불편해 의사 추천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방을 옮겨달라는 요청에도 오랜기간 전혀 조치가 없었고, 이보다 작은 노인아파트에도 있는 소셜워커도 없는 등 그동안 주민들이 아파트 측에 느낀 불만이 많이 쌓여온 가운데 이번 일이 터진 것”이라고 전했다.

올리브 아파트는 한인 거주자가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입주자회 측은 그동안 아파트에 불만이 쌓인 입주자들의 서명 250여 개를 모았다며 이를 정부 기관에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오후 올리브 아파트 관리실의 한 직원은 경비원의 한밤중 한인 할머니 집 무단침입 사건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고 향후 조치 등 보다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리회사 책임자가 답변을 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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