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리낙서와의 싸움 승산 없지만ⵈ시애틀시 그래피티 제거에 연간 300만달러 퍼부어

2021-09-14 (화)
크게 작게
거리낙서와의 싸움 승산 없지만ⵈ시애틀시 그래피티 제거에 연간 300만달러 퍼부어

시애틀 한국일보

시애틀 도시미관을 북돋워주는 자연환경 못지않게 도시 이미지를 해치는 것이 있다. 무소부재의 거리낙서(그래피티)이다. 건물 벽에도, 개인집 담장에도, 교통 표지판에도, 심지어 달리는 버스와 기차에도 낙서가 휘갈겨 있다.

지난해 시정부 공원오락국을 비롯해 공공사업국(SPU), 킹 카운티 메트로국, 사운드 트랜짓 등이 낙서제거에 투입한 총 금액은 300만달러에 달했다. SPU의 5인 ‘낙서 보안팀’(그래피티 레인저)만도 180여만 달러를 퍼부었다.

턱윌라의 사설 낙서청소 회사 ‘굿바이 그래피티’는 사운드 트랜짓과 5년간 110만달러 계약을 맺고 트랜짓 버스, 기차 및 정류장 등 건물의 낙서를 제거해주고 있다.


이 회사는 민간기업들과도 월간 150~1,000달러씩 계약을 맺고 350여 건물의 낙서를 청소해준다. 시 감사관 조사에 따르면 낙서 피해를 입은 주민은 연간 평균 200달러를 복구비용으로 사용한다.

물론 낙서공해가 시애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전국 환경보호기관 총회에 제출된 논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낙서피해 복구작업에 드는 경비가 한해에 무려 150~1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거리낙서가 갱단의 영역표시라거나 예술의 한 장르인 벽화라는 견해도 별로 신빙성이 없다. 시애틀 시 감사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5월18일 하루 다운타운, 퍼스트 힐, 캐피털 힐 지역에서 총 556건의 낙서가 발견됐지만 거의 전부인 551건이 일반 낙서였고 갱단표시는 5건에 불과했으며 예술벽화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 동안 시애틀에서 낙서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고작 14명이었다. 이처럼 기소율이 저조한 이유는 배심원들의 유죄평결을 끌어낼 수 있을 만큼 증거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댄 놀티 시 검찰국 대변인이 설명했다. 시애틀경찰국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낙서전담 수사관 한 명을 배치했지만 금년 들어 해당 직책을 없애버렸다.

낙서 보안팀의 스테이시 프레이지어 팀장은 조지타운의 I-5 진입로 3블록 벽의 낙서를 25분간 페인트로 덮어 칠했다며 “덧칠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안다.

빠르면 오늘 밤 중으로, 늦어도 1주일 안에 다시 낙서가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덧칠을 계속하면 낙서범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닐 터이고 결국은 그들이 우리를 이기게 될 것”이라고 프레이저 팀장은 덧붙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