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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증폭기’ 보청기 대신 쓸수 없다

2021-09-14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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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청기보다 저렴하지만 소음성 난청 유발 가능성 있어

일반인이 자주 사용하는 ‘소리증폭기’를 ‘보청기’ 대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의학계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한광협)은 귀의 날(9월 9일)을 맞아 ‘소리증폭기는 난청 환자에게 유효한가’라는 주제의 ‘NECA 공명’ 원탁회의에서 소리증폭기 특성과 효과, 사용 시 유의사항 등에 대한 전문가 합의를 도출했다.

소리증폭기는 난청이 아닌 일반인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전자제품으로 보청기보다 저렴하며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반면 보청기는 난청 환자의 손실된 청력을 보조하기 위한 의료기기로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 및 처방이 필요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최근 사용이 급증하는 소리증폭기가 보청기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대체 가능성을 확인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원탁회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대한의학회의 협력 업무로 수행됐으며, 합의문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대한이과학회·대한청각학회 공동으로 마련했다.

소리증폭기와 보청기 사용은 청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보청기가 소리증폭기보다 음성 인식 성능을 더 개선하고 듣기 노력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청력 손실 정도에 따른 임상적 유효성을 구분한 연구에서 경도와 중등도의 청력손실의 경우 보청기와 소리증폭기 간 청력 향상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중등도 청력 손실에서는 소리증폭기보다 보청기의 임상적 효과가 더 컸다.

소음 하 어음(말소리) 검사에서 보청기는 어음 이해력을 11.9% 높인 반면, 소리증폭기는 5% 이내 향상됐지만 기기에 따라 편차가 컸다.

소음 하 어음 검사는 고정된 소음에서 말소리를 들려줘 청력 정도와 말소리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다.


전문가들은 소리증폭기는 보청기 대안이 될 수 없지만 사용이 늘고 있는 상황으로 일부 출력이 너무 높은 소리증폭기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소리증폭기 선택 시 △최소 어음 영역 주파수 대역 500~4,000Hz(헤르츠) 포함 △최대 출력 110dB(데시벨) 이하를 권장했다.

난청으로 진단 받은 환자나 이비인후과적 이상이 발견된 경우 소리증폭기를 사용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하기를 권장하며 소리증폭기 사용 중에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리증폭기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웨어러블 장비 등의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한광협 한국보건의료원구원장은 “최근 연령대와 무관하게 청력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보청기에 비해 접근성이 높은 소리증폭기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합의문이 널리 확산돼 소리증폭기 오ㆍ남용으로 인한 난청 악화를 예방하고 올바른 사용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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