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정부 정서 속 코로나 확산...코어들레인 등 북부 아이다호 극우 보수지역 병원 초만원

2021-09-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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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반 백신 정서 등으로 방역에 많은 문제점”

반정부 정서 속 코로나 확산...코어들레인 등 북부 아이다호 극우 보수지역 병원 초만원

로이터

골수 보수지역인 북부 아이다호주 주민들 사이의 해묵은 반정부 정서가 타 지역보다 더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는 당국의 노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기 은퇴도시이며 유락 호반도시인 코어들레인이 포함된 쿠테나이 카운티의 16만3,000여 주민들 중 백신접종을 완료한 주민은 불과 41%로 주 전체 비율인 56%에 훨씬 미달한다.

코어들레인의 최대병원인 쿠테나이 헬스는 20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지만 지난 8일엔 입원환자가 218명으로 부쩍 늘어 군부대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을 지원받아야 했다.


10일엔 코비드-19 환자만 101명이 들이닥쳤고 이들 중 35명은 위독한 상태였지만 이 병원의 집중치료실(ICU)은 26개에 불과해 큰 혼란이 빚어졌다. 주정부 당국은 이 지역 병원들이 모두 초만원 상태를 이루자 환자들을 등급별로 분류해 순차적으로 치료하도록 허용했다.

병원 밖의 일반사회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북부 아이다호의 블랜차드 출신인 헤서 스캇(공) 주하원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코비드-19에 관해 엉터리 정보를 퍼뜨리고 있고, 금년 초엔 주민들의 마스크 불태우기 시위를 선도했다. 그녀는 오히려 기자들이 거짓말쟁이라며 인터뷰 요청을 거절해왔다.

코어들레인 다운타운의 한 식당업주는 매주 수백명의 고객을 대하지만 코비드에 걸렸다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고 종업원들도 모두 멀쩡하다며 “코비드 환자들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부 아이다호주는 1970~1980년대 극우 보수주의자들인 리처드 버틀러와 랜디 위버가 각각 백인우월주의 기치를 들고 활동을 벌인 본거지이다.

버틀러는 신나치주의의 ‘아리안 민족’을 창설하고 백인들만의 영지 건설을 표방했지만 경비원이 영지 앞 도로를 지나는 여행객을 총격한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후 2000년 파산했다.

위버는 1992년 8월 불법 무기판매 행위가 함정수사로 발각된 후 FBI와 총격전을 벌였다가 투항했다. 이 사건으로 위버의 아내와 14살 아들 및 연방 마샬대원 한명이 사망했고 위버 본인도 총상을 입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피살사건 이후 BLM(흑인인권 존중)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때 코어들레인에서는 무장한 백인들이 BLM 시위에 대응하겠다며 시내를 순찰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BLM 시위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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