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 20주년 특별기획 / 아들 잃은 한인유족 김평겸씨 인터뷰

9.11테러 20주년을 맞아 8일 김평겸씨가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아들 이름딴 재단 통해 장학사업·봉사활동 열심
▶ “단순한 추모 아닌 평화 위한 구체적 노력 필요”
“9.11테러가 남긴 것이 상처와 슬픔뿐이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평화운동의 시작이 돼야 합니다.”
2001년 9월11일 미국의 심장 뉴욕이 공격을 받았다. 맨하탄 월드트레이드센터를 무너트린 테러로 인해 수 많은 생명이 희생됐다. 민간인 희생자 2,977명을 영원히 잊지 못하는 이들 가운데는 아들 앤드류 김(한국이름 김재훈)씨를 잃은 김평겸씨도 있다.
비극이 발생한 지 20년이 지났다. 김씨는 “9.11테러가 남긴 것이 상처와 슬픔뿐이어서는 안 된다”며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테러가 발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항구적인 평화는 요원하다. 더욱이 평화를 위한 노력 역시 구체적이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들 앤드류 김씨는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금융회사 프레드앨저 매니지먼트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26살의 촉망받는 인재였다.
아버지 김씨는 “항상 쾌활하고 신앙심이 깊었다. 봉사 정신이 남달랐던 아들의 밝은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0년 9.11테러 당일 나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아침에 TV를 보고 있는데 비행기가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충돌했다는 뉴스가 나와 소형기가 사고로 충돌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두 번째 비행기가 또 다른 월드트레이드센터 건물에 충돌했다는 뉴스를 듣고는 테러 공격이라고 직감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일하는 아들 걱정에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경찰이 출입을 막았다. 엄청난 먼지와 잔해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아들의 희생을 슬픔 속에만 묻어두지 않았다. 지난 20년간 아들의 이름을 딴 ‘앤드류 김 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과 지역사회 봉사 활동을 꾸준히 했다. 테러 다음해인 지난 2002년부터 앤드류 김 재단은 한미장학재단을 통해 매년 2만~3만 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20년 동안 수혜자가 200명이 넘는다.

9·11 테러 한인 희생자인 아들 앤드류 김씨의 이름을 딴 뉴저지 추모 테니스장. [연합]
또 아들이 테니스 선수로 꿈을 키웠던 무대인 뉴저지 레오니아의 오버펙공원 내 테니스코트를 ‘앤드류 김 메모리얼 테니스코트’로 지정하고 매년 테니스 대회를 열고 있다.
김씨는 “9.11테러로 인한 한인 희생자는 아들을 포함해 21명”이라며 “9.11테러를 단순히 추모만 할 것이 아니라 미주 한인사회, 더 나아가 한국이 항구적 평화를 이끄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9.11테러와 같은 비극이 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지금도 구조적인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지, 만약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이 필요하다.
그것이 9.11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메시지”라며 “한인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면 한인사회가 그리고 한국이 국제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지 진지하고 고민하고 실천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할 국제기구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이를 위해 앤드류 김 재단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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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