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올림픽 금메달 세계 12위 벤치치 격파
▶ 2-0으로 승리하며 8경기 연속 무실 세트
에마 라두카누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벤치치를 물리치고 US오픈 4강에 올랐다. [로이터]
2002년생 에마 라두카누(150위·영국)가 예선 통과 선수 최초로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천750만 달러·약 674억원) 여자 단식 4강에 올랐다.
라두카누는 8일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10일째 여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올해 도쿄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벨린다 벤치치(12위·스위스)를 2-0(6-3 6-4)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이번 대회 예선부터 시작한 라두카누는 총 8경기를 무실 세트로 장식하며 4강까지 진출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라두카누는 이어 열리는 카롤리나 플리스코바(4위·체코)-마리아 사카리(18위·그리스) 경기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US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예선 통과 선수가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대 메이저 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1978년 호주오픈 크리스틴 매티슨(호주), 1999년 윔블던 알렉산드라 스티븐슨(미국), 지난해 프랑스오픈 나디아 포도로스카(아르헨티나)에 이어 라두카누가 통산 네 번째 예선 통과 선수의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4강 진출 기록이다.
만일 라두카누가 결승에 진출하면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예선 통과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 진출 사례가 된다.
만 18세 10개월로 아직 만 19세도 되지 않은 라두카누는 올해 7월 윔블던에서 이미 한 차례 이변을 일으킨 선수다.
당시 세계 랭킹 300위 대에서 본선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했던 그는 영국 여자 선수 역대 최연소로 윔블던 단식 16강까지 오르며 세계 테니스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이날 라두카누의 승리로 이번 대회 여자 단식 4강에는 ‘10대 선수’가 2명이나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전날 역시 2002년생인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캐나다)가 4강에 올라 2번 시드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와 준결승 격돌을 앞두고 있다.
10대 선수 2명이 US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것은 2009년 이후 이번이 12년 만이다.
당시 19세 2개월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 19세 11개월 야니나 위크마이어(벨기에)가 4강에서 만나 보즈니아키가 준우승했다.
라두카누는 “힘든 경기를 이겨내 기쁘다”며 “어떤 기록을 염두에 두고 이번 대회에 나온 것이 아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서 아직 다음 경기에 대해 준비는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래 비행기 예약을 예선 끝나고 다음 날 돌아가는 것으로 해놨었다”는 그는 “’이번이 메인 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뛰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 되뇌면서 이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라두카누는 2005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최연소 US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진출한 선수가 됐다.
당시 샤라포바는 만 18세 5개월이었다. 전날 4강에 오른 페르난데스는 지난 6일이 만 19세 생일이었다.
라두카누는 또 역대 세 번째로 US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세계 랭킹 100위 미만의 선수가 됐다.
1979년 빌리 진 킹(미국), 2009년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가 세계 랭킹 없이 4강에 올랐고 특히 클레이스터르스는 우승까지 차지했다.
남자 단식에서는 올해 도쿄올림픽 단식 우승자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가 로이드 해리스(46위·남아공)를 3-0(7-6<8-6> 6-3 6-4)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츠베레프는 이어 열리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마테오 베레티니(8위·이탈리아) 경기 승자와 준결승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