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시속 151㎞ 강속구…컷패스트볼 흡사한 고속 슬라이더로 ‘부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어쩌면 올해 지금껏 등판한 경기 중 가장 중요한 일전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에이스의 이름값을 했다.
류현진은 6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뉴욕 양키스와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아내고 양키스 타선을 단 3안타 0점으로 꽁꽁 묶었다.
토론토의 8-0 완승으로 류현진은 세 번째 도전 만에 시즌 13승(8패)째를 수확하고 팀의 연승도 '5'로 이었다.
특히 눈부신 쾌투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팀으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인 양키스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히는 데 힘을 보탰다.
호투의 비결은 구속 상승과 정교한 제구였다.
류현진은 시즌 평균 구속보다 빠른 포심 패스트볼(포심)로 양키스 타선의 허를 찔렀다. 또 컷 패스트볼(커터) 대신 고속 슬라이더로 무장해 볼 배합도 바꿨다.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의 포심과 커터의 시즌 평균 구속은 각각 시속 144.8㎞, 시속 138㎞였다.
그러나 이날에는 평균 147.7㎞(포심), 142.6㎞(커터)로 평소보다 3∼4㎞ 더 빨랐다.
류현진은 특히 양키스에서 가장 홈런을 많이 친 에런 저지(홈런 30개)를 상대로는 이날 가장 빠른 시속 151㎞(93.9마일)짜리 강속구를 던지기도 했다.
구종 분석 지표에는 커터라고 나왔지만,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슬라이더성 커터 또는 슬라이더라고 정정했다. 평소의 슬라이더보다 빨랐으니 고속 슬라이더로 봐도 무방하다.
현지 시간 낮에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이 예상보다 빠른 볼을 거푸 던지자 양키스 타자들이 방망이를 쉽게 돌리지 못했다.
공도 빨랐고, 포심과 슬라이더의 제구도 스트라이크존 내외곽을 정확하게 찔렀다.
4회말 장칼로 스탠턴과 대결에서 볼만 3개를 먼저 던진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꽂고 슬라이더로 파울을 유도했다.
이어 몸쪽으로 낮게 휘는 시속 144㎞짜리 슬라이더로 스탠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양키스 2번 타자로 출전한 조이 갤로는 류현진에게 3연타석 삼진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구속이 사니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배가했다.
류현진은 빠른 볼과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섞어 땅볼 타구 8개와 병살타 1개를 유도해 화근을 확실하게 잘랐다.
앞으로 4번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류현진은 1승을 보태면 2013∼2014년, 2019년 세 차례 달성한 한 시즌 최다승(14승)과 타이기록을 낸다. 2승을 추가하면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15승 고지를 밟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