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식당들 종업원 못구해 쩔쩔…“일하는 직원들도 일손 딸려 과로 일쑤”

2021-09-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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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업수당 받는 전 종업원 모두 복귀해도 5만명 부족

시애틀 식당들 종업원 못구해 쩔쩔…“일하는 직원들도 일손 딸려 과로 일쑤”

로이터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식당들이 폐쇄됐을 때는 업주들이 죽을 맛이었지만 이제 식당들이 속속 문을 다시 열면서 종업원들이 고전하고 있다. 일손이 딸려 매일 과로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주 상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주 전역의 접객업소(대부분 식당) 종업원 수는 팬데믹 전인 작년 1월에 비해 6만9,000여명이 줄었다. 타 업종에 비해 2배나 많은 숫자다.

주정부 고용안전부는 지난 8월 둘째 주 실업수당을 청구한 전 식당 종업원들이 2만3,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방정부의 실업수당 보조 프로그램이 오는 6일(노동절) 종료되면 이들 중 일부가 현업에 복귀해 요식업계의 일손 부족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당국은 기대한다.


하지만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매사추세츠대, 토론토대 등이 공동 조사해 8월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연방정부 실업수당을 받지 않는 주의 식당 종업원 수가 연방정부 프로그램이 존속하는 주의 식당 종업원 수보다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주 접객업협회(WHA)의 앤소니 앤튼 CEO는 연방 프로그램이 6일 종료된 후 조리사나 웨이트리스들이 대거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회원업소들에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의 구인난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에 현재 실업수당을 받는 전직 식당 종업원들이 모두 현업에 복귀한다 해도 업계 종업원은 여전히 5만명 가까이 부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주는 좋은 보수를 제시해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자신이 설거지를 한다고 토로했다. 종업원이 줄어들어 근무교대가 어렵게 되자 휴가는 꿈도 못 꾸고 주 7일 일하는 식당이 많고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 문을 열지 못하는 식당도 있다. 기존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대폭 인상해줘도 과로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이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 업주는 하소연했다.

종업원들은 과로도 과로지만 고객들과의 실랑이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엄청나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욕설을 듣기 일쑤라고 했다.

인력부족에다 폭증하는 ‘투고’ 주문 때문에 음식이 좀 늦게 나오면 전후사정을 모르는 고객들이 투정하기 일쑤라고 했다. 종업원 자신들의 보호를 위해 식당에 들어오는 고객들에게 백신접종 증명서 제시를 요구하면 정부 규제에도 없는 사항을 강요한다며 핀잔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WHA의 앤튼 CEO는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기 때문에 식당의 종업원 부족사태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며 결국 식당 종업원들의 근로환경 개선은 연목구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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