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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람혐기성 세균] 마스크 속 고약한 입 냄새, 80~90% 구강 질환 때문

2021-08-10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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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입 냄새(구취)로 고민하는 사람이 늘었다.

입 냄새는 성인의 절반 정도가 겪을 정도로 매우 흔한 데다 대부분 생리 현상으로 생기기에 치료할 필요가 없다.

아침 기상 직후 발생하는 입 냄새가 대표적이다. 잠자는 동안 씹거나 삼키는 동작을 하지 않기에 침 분비가 줄어 구강 내 세균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발생한다.


공복이나 기아, 월경, 임신 기간의 호르몬 변화 등으로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오래 계속된다면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 냄새는 구강 내 문제로 80~90%가 발생한다. 구강건조증, 과다한 치태, 잇몸병, 설태, 치석, 치아우식증, 칸디다증 같은 구내염, 구강암 등이다.

또 틀니나 불량 보존물ㆍ보철물도 입 냄새를 일으킬 수 있다.

입 냄새를 일으키는 원인 세균은 ‘그람혐기성 세균’이다. 구강 내 산소가 노출되지 않는 부위에 쌓여 있던 음식 찌꺼기나 치석, 치태 등에 반응해 악취성 기체를 생성한다. 이런 악취성 기체 생성은 특정 원인 균과 기질 외에도 치태의 양이나 타액의 pH, 타액 분비율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입 냄새를 없애려면 원인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구내 염증과 치아, 잇몸 질환이 원인이라면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구강 외 원인이나 구강 내 질환이 없다면 구강을 청결히 유지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식사 후 즉시 칫솔질하고 치실과 치간 칫솔도 함께 사용해 치태를 없애야 한다. 입 안 세균에게 먹이를 제공하지 않도록 해야 입 냄새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스케일링해서 칫솔질로 미처 제거하지 못한 치태ㆍ치석을 없애야 한다.

타액(침)은 구강 조직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데 필요하고, 구강 내 질병 발생을 억제한다. 타액이 적게 분비돼 구강이 건조하면 점막 질환ㆍ치아우식증ㆍ입 냄새가 생길 수 있다.

먹는 약 때문에 구강건조증이 생겼다면 타액 양을 줄이는 약을 먹지 않거나 바꾸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구강 점막을 자극해 입 안을 마르게 하므로 관련 음료 및 가글제 사용을 자제한다.

잠잘 때 가습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과일ㆍ채소를 자주 먹고, 무설탕 껌ㆍ사탕 등을 가끔 사용하면 좋다.

건조증이 심하면 타액 대용 물질과 윤활제, 인공 타액을 쓰며 된다.

입 냄새가 너무 심하다면 항구취제를 사용할 수 있다. 박혜지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항구취제를 고를 때 알코올이 포함된 것은 점막을 자극하고 구강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했다.

입 냄새 원인으로 작용하는 황기체 차단에 효과적인 아연(zinc)이 함유된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적으로 불안 상태가 지속하면 타액 분비가 줄어 원활한 구강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입 냄새가 생길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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