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첫 1년 연기 후 큰 불상사 없이 17일간 열전 마치고 종료
▶ 한국, 金 6개 종합 16위…3년 후 기약하며 올림피언들 석별의 정 나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처음으로 열린 2020 도쿄하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8일(이하 현지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오후 8시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에는 205개 나라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선수단과 난민대표팀 등 이번 대회에 출전한 206개 참가팀이 모두 참가해 인류 화합의 대제전을 마무리했다.
근대5종에서 최초로 메달을 획득한 전웅태(동메달)를 기수로 내세운 대한민국 선수단 34명은 작별의 아쉬움과 2024년 파리올림픽의 기대감이 교차하는 폐막식에서 공식 일정을 마감했다.
◇ 춤으로 어우러진 '우리는 도쿄 시민'…2024년 차기 개최지 파리로 오륜기 이양
폐회식은 전진, 공유하는 세상, 더 다양한 미래를 주제로 각 나라 국기를 든 기수가 입장해 중앙 원형 무대를 둘러싼 뒤 형형색색의 단복을 입은 각국 선수단이 입장해 무대 외곽을 채우는 식으로 진행됐다.
조명이 꺼진 뒤 열정, 헌신, 희망, 꿈을 담은 불빛이 하늘에서 쏟아져 공중에서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을 그리며 본격적인 폐회식 무대의 시작을 알렸다.
흥겨운 음악에 가벼운 율동으로 화답한 올림피언들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모두가 '도쿄 시민'(Tokyoite)으로 하나가 됐다. 지루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개회식과는 처음부터 달랐다.
이어 홋카이도, 오키나와현, 아키타현, 기후현 등 일본 6개 지역에서 지금도 성행하는 전통 춤꾼들이 등장해 자국에서 두 번째로 열린 하계올림픽과 참가자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춤사위를 뽐냈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위원장)이 바흐 IOC 위원장을 거쳐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에게 오륜기를 건네면서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로의 이양 절차가 시작됐다.
파리조직위는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등 파리의 유서 깊은 조형물 앞에서 차기 대회 정식 종목인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젊은이들의 역동적인 장면, 빨강·하양·파랑의 프랑스 삼색기를 흔드는 열정적인 시민들, 삼색기를 그린 전투기 비행 등을 화려한 영상으로 엮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고맙습니다. 도쿄'(아리가토 도쿄)라며 도쿄 조직위에 헌사를 보냈다.
꽃 봉우리를 형상화한 조형물 안에서 17일간 올림픽 스타디움을 밝히던 성화가 꺼지고 폭죽이 터지면서 57년 만에 도쿄에서 두 번째로 열린 하계올림픽은 비로소 막을 내렸다.
◇ 코로나19가 지배한 첫 대회·사실상 무관중도 최초…다행히 불상사는 없었다
올해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회로 인류 역사에 남는다.
2020년 초반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1년 연기돼 홀수 해에 열렸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7월 23일 개막 직전까지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올림픽 성화가 타오른 7월 23일 이래 폐회일까지 코로나19에 기인한 큰 불상사는 없었다.
개최지인 도쿄도(東京都)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대회 시작 무렵 1천359명에서 8일 현재 4천66명으로 3배로 느는 등 확산세가 급속도로 진행됐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중단되진 않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여러 어려움을 딛고 도쿄올림픽이 성공리에 치러졌다"며 "대회 참가자 중 0.02%만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아주 낮은 확진율을 기록했다"고 평했다.
이어 "어느 대회보다 많은 93개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메달을 따냈다"고 덧붙였다.
대회 초반 선수촌에서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올림픽을 뛰지도 못하고 돌아간 선수도 있었고, 그리스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와 팀 관계자 등 5명이 코로나19에 집단으로 걸리기도 했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실상 무관중으로 치른 첫 대회다. 도쿄도를 제외한 일부 지역이 관중 입장을 허용했지만, 전체 경기의 96%는 관중 없이 열렸다.
외신들은 올림픽에 비우호적이던 일본 국민의 마음이 대회 개막 후 일본의 선전을 지켜보면서 누그러진 것 같다고 평했다. 개회식 때엔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에서 올림픽을 반대하는 소규모 시위도 있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7개 등 총 58개의 메달을 수집해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종합순위 3위에 올랐다.
도쿄올림픽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은 아시아 대륙에서 두 번째로 열린 올림픽으로 2022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마지막 배턴을 받는다.
◇ 한국, 금메달 6개로 종합 16위…미국, 중국 따돌리고 3회 연속 1위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 등 총 메달 20개로 메달 순위 16위를 차지했다.
양궁에서 4개, 펜싱과 체조에서 금메달 1개씩을 획득해 6번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금메달 7개 이상을 수확해 종합 순위 10위 내에 입상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황선우(수영), 김제덕(양궁), 여서정·류성현(이상 체조), 신유빈(탁구), 서채현(스포츠클라이밍) 10대 스타들이 세계를 상대로 선전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른 김연경과 여자배구 대표팀도 도쿄올림픽의 감동 아이콘이다.
미국은 금메달 39개를 따내 중국을 1개 차이로 따돌리고 2012 런던 대회 이래 3회 연속 종합 순위 1위를 질주했다.
3년 후 33번째 하계올림픽은 2024년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문화와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