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왈라왈라 양파농가 ‘한숨’...수확 코앞에 114도 이상 폭염 이어져 한해 농사 망쳐

2021-08-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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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들, 연방정부 구제 손길만 기다려

왈라왈라 지역의 특산물인 단 양파(sweet onions)가 지난 6월말 몰아닥친 전대미문의 폭염으로 거의 모두 말라죽어 재배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현지 신문인 유니언-불레틴이 보도했다.

반세기 이상 140에이커 밭에 양파농사를 지어온 ‘엔리케즈 농장’ 주인 퍼난도 엔리케즈는 6월 중순까지도 대풍을 기대할 정도로 건실했던 양파들이 6월말경 수은주가 120도까지 치솟는 날이 이어지면서 수확을 코앞에 두고 일제히 말라비틀어져 아무 것도 건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엔리케즈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손을 구하지 못했고 식당 등의 수요도 급격히 감소해 140에이커 밭 중 40에이커에만 양파를 심었는데 예상 수확 중 98%를 망쳤다고 말했다.


그는 농작물 보험료도 너무 비싸서 들지 않아 손해를 고스란히 안게 됐다며 밭을 계속 갈아엎어 썩은 양파를 햇볕에 멸균한 후 비료로 묻었지만 내년 농사를 위한 씨마저 고갈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유니언-불레틴은 지역 양파농가들 중엔 80에이커 농사를 망친 사람도, 10에이커 중 8에이커를 갈아엎은 사람도 있다고 보도했다.

‘왈라왈라 오개닉 농장’ 주인 새라 맥클루어는 양파가 고온에 잘 견디는 작물이지만 연일 114도 이상 치솟는 땡볕엔 속수무책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가을에 심은 조기종은 알이 굉장히 크고 맛도 지금까지 어느 해 수확보다 좋다고 말했다.

양파를 재배하며 이 지역 최대 패킹 및 보관회사도 운영하는 해리 하마다는 양파수확이 통상 6월 말경 시작되지만 자기 농장은 일찍 심어 수확시기가 빨랐고 여느 해보다 대풍을 거뒀다며 대다수 농가들이 늦게 묘종했기 때문에 수확도 8월 말경에나 시작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엔리케즈는 내년 양파농사를 2019년의 2% 수준인 2~3에이커에만 짓겠다며 “제이 인슬리 주지사가 최근 가뭄 긴급사태를 선포한 이후 연방 농무부가 우리들 양파 농가에 구제의 손길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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