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 선수 결승 진출 실패하면 한국 레슬링 ‘노메달’
메달 후보로 꼽히던 레슬링 간판 류한수(33·삼성생명)가 2020 도쿄올림픽 16강에서 패했다.
류한수는 3일(현지시간 기준)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무함마드 엘 사예드(이집트)와 경기에서 6-7로 석패했다.
아깝게 졌다. 경기 초반은 일방적이었다. 류한수는 경기 시작 20초 만에 메치기를 당해 4점을 내줬다.
이후 그라운드 기술로 2점을 더 내주며 0-6으로 끌려갔다.
류한수는 파테르 수비를 잘 막아 추가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다.
그는 2피리어드에서 경기 흐름을 잡았다.
류한수는 2피리어드 초반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별다른 실마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분 20여 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해 2점을 얻어 2-6으로 추격했다.
류한수는 더 큰 기술로 판단해 챌린지(비디오판독)를 신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1점을 잃었다.
류한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1분 7초를 남기고 다시 태클을 성공해 1점을 올려 3-7로 추격했다.
이때 상대 선수는 챌린지를 신청했고, 판정이 뒤집어지지 않으면서 류한수가 한 점을 얻었다.
4-7로 앞선 류한수는 계속 상대 선수를 밀어붙였다. 16초를 남기고 태클을 성공해 6-7로 추격했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했다. 류한수는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류한수는 경기 전부터 운이 없었다. 대한레슬링협회에 따르면 올림픽 해당 체급 출전 선수가 기존 16명에서 17명으로 한 명 늘어나면서 두 명의 선수가 32강 격인 사전 경기를 치러야 했다.
사전 경기를 치르는 두 명의 선수는 추첨으로 뽑았는데, 류한수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가 됐다.
류한수는 1라운드 상대인 압델라멕 메라벳(알제리)을 8-0 테크니컬폴승으로 가볍게 꺾었지만, 상대적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16강전을 치러야 했다.
시작부터 꼬인 류한수는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
류한수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규정에 따라 엘 사예드가 결승에 오르면 패자부활전 진출권을 얻어 동메달 획득을 노릴 수 있다. 가능성은 작다.
엘 사예드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류한수는 올림픽에서 완전히 탈락하고 한국 레슬링은 이번 대회를 노메달로 마친다.
한국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양정모), 동메달 1개(정해섭)를 따낸 뒤 처음이다.
레슬링 대표팀은 지난 3월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가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최악의 상황 속에 한국 레슬링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단 2장 획득하는 데 그쳤다.
류한수와 함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그레코로만형 남자 130㎏급 김민석(28·울산남구청)은 지난 1일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