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경전철공사 왜 오래 걸리나

2021-08-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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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차 까다로워 밴쿠버BC보다 2~3년 더 지연

시애틀을 포함한 미국 대도시의 철도시설 공사는 이웃 캐나다나 유럽 국가들보다 기간이 오래 걸리고 공사비용도 거의 50%나 더 소요된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에노 교통센터’가 지난주 발표한 ‘보다 좋은 트랜짓 건설 설계’ 보고서는 미국의 철도건설사업이 유용성이나 경제적 실익보다 정치와 행정에 더 많이 휘둘린다며 시애틀의 경우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려고 계획단계에 통상 5년을 소비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유럽과 캐나다에서 마일당 평균 3억4,700만달러가 소요된 터널공사 비용이 미국에선 12억달러로 뛰었고, 터널이 없거나 짧은 철도노선 공사비도 외국에선 마일 당 8,1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미국 대도시에선 1억1,800만달러가 소요됐다. 터널 당 공사기간(계획단계 제외)도 외국에선 평균 73개월이 걸렸지만 미국에선 90개월이 소요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사운드 트랜짓 경전철의 발라드 연장노선은 2039년, 에버렛 연장노선은 2042년 후에나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시애틀지역의 경전철 철로공사는 지진대비 작업, 연어회귀 물길 보호, 치솟는 땅값과 복잡한 토지수용 절차 등 타 지역에 비해 불리한 점이 있지만 시공업자가 무려 84개 기관으로부터 일일이 퍼밋을 받아야 하는 등 불필요한 행정절차도 공기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경전철의 이스트 링크(벨뷰 연장선)를 계획할 때 트랜짓 당국은 I-90 고속도로에서 벨뷰 다운타운까지 지표면, 고가철도, 터널 등 궤도의 위치설정 문제를 놓고 36개 방안과 26개 환경영향 조사 계획안을 2008년 통보했다.

벨뷰 시의회는 다시 이들을 일일이 점검하고 토의한 후 2013년에야 노선을 확정했다. 그 사이 예상 공사비는 1억6,000만달러가 추가됐다.

밴쿠버BC는 지난달 연방정부로부터 교외지역 서리의 고가철도 건설비를 지원받았지만 2025년까지 완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밴쿠버 당국은 환경영향 조사가 간단해 원주민부족들의 협조로 쉽게 완료됐다며 그 때문에 시애틀보다 공사기간을 2~3년은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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