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준결승 한국 김소영-공희용 대 중국 천칭천-자이판 경기. [로이터=사진제공]
한솥밥을 먹는 동료이면서 라이벌이던 배드민턴 복식조들이 결국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과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이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두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오는 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다.
이기면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고, 지면 아쉬운 4위로 대회를 마친다.
김소영은 "결승에서 붙어서 금메달, 은메달을 두고 경쟁했으면 더 마음이 편하고 서로 재밌게 경기할 텐데,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나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금메달 결정전에서 만났다면 메달 색은 다르지만 모두 메달을 목에 거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었다.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를 넘어야 하는 잔인한 상황에 놓였다.
이소희-신승찬, 김소영-공희용 모두 메달이 간절하다. 모두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각오로 도쿄올림픽에 나왔다.
나이가 가장 어린 공희용도 "소영 언니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후회 없이 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소희는 "다음에도 올림픽에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후회 없이 하고자 한다"는 각오로 도쿄올림픽에 나왔다.
신승찬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경은(31·김천시청)과 함께 여자복식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단짝 친구인 이소희와 메달을 합작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신승찬은 "저는 어떻게 보면 꿈을 이룬 사람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이뤘다고 생각지 않는다"라며 "소희랑 나가는 올림픽은 처음이어서 뜻깊다"고 강조했다.
이소희와 신승찬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호흡을 맞춘 동갑내기 단짝이다.
김소영과 공희용도 2019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복식조를 이뤘다. 서로 코트에서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는 사이다.
이소희-신승찬, 김소영-공희용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응원하는 사이다.
신승찬은 김소영-공희용에 대해 "우리는 서로 적이면서도 같은 팀"이라며 "서로 도와주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랭킹은 이소희-신승찬이 4위, 김소영-공희용은 5위다. 상대 전적은 이소희-신승찬이 김소영-공희용을 4승 2패로 앞선다.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두 번 만나 1승 1패를 기록했다.
토요타 태국오픈에서는 김소영-공희용이 금메달, 이소희-신승찬이 은메달을 차지했고, 그다음 주 열린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는 이소희-신승찬이 금메달, 김소영-공희용이 은메달을 가져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