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 미접종 직원들로 쉽지않아
▶ 구글·애플, 복귀시점 10월로 연기
한인기업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퀸즈에서 중견 보험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모 대표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다음 달 1일, 전 직원 사무실 출근을 공지했는데 뉴욕에서도 델타 변이가 재확산하면서 대면 업무 재개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 김 대표는 “사무실 업무를 재개,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재확산으로 뉴욕주가 지난 28일, 모든 공무원과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의무화 조치계획을 발표<본보 7월29일자 A3면>하면서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뉴욕주 계획에 따르면 주내 모든 공무원과 주정부 운영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모든 의료 종사자들은 노동절인 9월6일 이전까지 백신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주정부 공무원은 매주 최소 1차례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병원 의료 종사자는 예외 없이 무조건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뉴욕시도 이보다 이른 지난 26일, 모든 공무원들의 백신접종을 의무화했다. 늦어도 공립학교 개학일인 9월13일까지는 백신접종을 마쳐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뉴욕주와 뉴욕시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델타 변이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뉴욕주보건국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2,200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한 달 전 같은 기간 275명 보다 8배 증가했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비율은 이미 80%를 넘어섰다.
이같은 델타 변이 재확산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구글은 28일, 직원들의 백신접종 의무화와 함께 사무실 복귀 시점을 10월로 연기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사무실 복귀 시점을 9월1일에서 10월18일로 연기한다면서 사무실이 완전히 다시 문을 열 때까지 모든 근로자는 백신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도 델타 변이 확산을 고려해 사무실 재개 시점을 9월에서 10월로 변경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사내 메모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내 대부분의 매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 했고, 매장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권고했다. 다만 구글처럼 백신접종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페이스북 역시 미국 내 모든 사무실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백신접종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고, 트위터는 이번 주 공지에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원들은 백신접종 증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뉴욕 사무실에 백신을 맞지 않은 직원과 고객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역시 사무실을 백신 접종을 마친 직원에게만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사무실 복귀 연기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혼합형 근무 체제인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취업정보 웹사이트 ‘인디드’(Indeed)는 오는 9월7일을 사무실 복귀일로 잡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이브리드 근무제로 전환하면서 사무실 복귀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
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