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우 대회 이어 金 수확 실패…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가장 부진
▶ 체급별 경쟁 구도 구축 실패·코로나로 인한 자가격리 여파 등 원인
[올림픽] 16강 탈락하는 김민종 [연합뉴스]
한때 국제대회 메달 전략 종목으로 꼽힌 한국 유도가 2020 도쿄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한국은 30일(현지시간 기준)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용인대)이 16강전에서 탈락하고, 여자 78㎏ 이상급 한미진(충북도청)이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나면서 개인전 '노골드'를 확정했다.
대표팀은 '우승 후보'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과 남자 73㎏급 안창림(KH그룹 필룩스)이 동메달 획득에 그쳤고, 남자 100㎏급 조구함(KH그룹 필룩스)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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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확보한 가운데 한미진의 30일 오후 경기 결과에 따라 동메달을 한 개 더 추가할 수 있다.
이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5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한국 유도는 몬트리올 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땄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1980년 모스크바 대회는 불참)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며 전성기의 문을 활짝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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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 유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을 제외하고 모든 대회에서 금맥을 캤다.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하락세를 탔다. 당시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선수 4명을 앞세웠지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절치부심한 한국은 도쿄올림픽에서 부활을 노렸지만, 결과는 더 좋지 않았다.
한국 유도의 저조한 성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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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는 넓은 저변에도 불구하고 체급 내 경쟁 구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원진(안산시청), 안바울, 안창림, 곽동한(포항시청), 조구함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체급별 최강자로서 별다른 경쟁 없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수많은 강자가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동반 성장한 일본 유도와는 차이가 크다.
남자 66㎏급 금메달리스트인 일본 국가대표 아베 히후미는 세계 2위 마루야마 조시로와 도쿄올림픽 일본 선발전에서 무려 20분간 혈투를 펼치는 등 올림픽 본선 못지않은 경쟁 과정을 거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로 인한 미흡한 준비 과정도 한국 유도의 저조한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경기장이 문을 닫아서 훈련량이 크게 줄었다.
선수들은 모두 자택에서 개인 훈련에 전념해야 했다.
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용인대)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고기를 나르는 일로 훈련을 대신하기도 했다.
최소한의 훈련 환경을 제공한 외국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차이가 분명했다.
자가격리 여파도 컸다. 대표팀 선수들은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올림픽 출전 포인트를 쌓기 위해 많은 국제 대회에 출전해야 했는데, 귀국할 때마다 자가 격리해서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둔 한국 유도는 31일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하는 유도 혼성단체전을 통해 마지막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일본의 전력이 워낙 탄탄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