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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우상혁, 9위로 결선행…한국 육상 25년 만의 쾌거

2021-07-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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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m28 성공해 33명 중 전체 9위…8월 1일 결선에서 한국 트랙&필드 최고 순위 노려

높이뛰기 우상혁, 9위로 결선행…한국 육상 25년 만의 쾌거

[올림픽] 2.28m 2차시기 성공하는 우상혁 [연합뉴스]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들에게 높게만 보이던 결선 라운드의 벽을 넘었다.

우상혁은 30일(현지시간 기준)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구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을 넘어 전체 9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우상혁은 2m17, 2m21, 2m25를 모두 1차 시기에서 가볍게 넘었다. 2m28은 1차 시기에서는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서 바를 넘고 환호했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확인한 뒤에는 태극기를 들고 '결선 진출 세리머니'를 했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는 2m30을 넘거나, 전체 33명 중 상위 12명 안에 들면 결선에 진출한다.

이날 경기에서 2m28을 넘은 선수는 13명이었고, 2차 시기에 2m28을 넘은 우상혁은 2m30을 시도할 필요 없이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세계육상연맹은 2m28을 넘은 13명에게 모두 결선 진출권을 줬다.

우상혁의 예선 최종 순위는 9위였다. 결선에 진출한 13명의 예선 기록은 모두 2m28이다.

우상혁은 8월 1일, 꿈에 그리던 올림픽 결선 무대에서 '다시 동등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한다.

2017 런던·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 올 시즌 최고 기록(2m37)을 찍은 일리야 이바뉴크(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일본이 사랑하는 점퍼' 도베 나오토 등이 우상혁과 결선에서 함께 뛴다.


이미 우상혁은 한국 육상 선수들이 오랫동안 넘지 못한 '결선 진출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건, 1996년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당시 이진택은 예선에서 2m28을 넘어 결선에 진출했고, 결선에서는 2m29를 뛰어넘어 8위에 올랐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역사상 최고 순위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남자 멀리뛰기 김종일,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높이뛰기 김희선도 8위에 올랐다.

1996년 이후 점점 세계의 벽과 멀어졌던 한국 육상은 '도약 종목 듀오' 우상혁과 진민섭(29·충주시청) 덕에 다시 위를 바라본다.

우상혁은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얻은 교훈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우상혁은 2m26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우상혁은 "리우올림픽 때는 너무 어렸다. 긴장을 많이 했고, 후회가 남는 경기를 했다"며 "최근에는 체계적인 훈련을 하며 '평균 기록'을 높였다. 일단 결선 진출을 1차 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하는 과정도 힘겨웠지만, "내 실력이 점점 자라고 있다"는 확신은 얻었다.

우상혁은 올림픽 기준 기록(2m33)은 넘지 못했지만, 랭킹 포인트 인정 마지막 날인 6월 29일에 개인 최고인 2m31을 넘는 등 부지런히 랭킹 포인트를 쌓아 도쿄행 티켓을 획득했다.

우상혁은 꾸준히 2m30 내외의 기록을 뛰었다.

"올림픽 출전권만 얻으면, 제대로 경쟁할 수 있다"며 랭킹포인트를 쌓기 위한 고된 여정을 소화했다.

도쿄올림픽 육상 첫날, 우상혁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

하지만 우상혁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경기 뒤 만난 우상혁은 "내일 하루 잘 쉬고, 8월 1일 결선에서 한국기록(1997년 이진택 2m34) 경신과 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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