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PGA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4R
▶ 7타차 따라붙어 연장전서 버디 성공 도쿄 올림픽서 호주 대표로 출전 2위 이정은, 전반에 4타 잃어 역전패
호주 출신 한인 골프 신성 이민지가 25일 올 LPGA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이민지는 이번이 LPGA투어 통산 6번째 우승이지만 메이저대회에서는 처음 거둔 우승이다.
2019년 휴젤-에어 프레미야 LA오픈 제패 이후 2년 만에 우승한 이민지는 도쿄 올림픽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이민지는 도쿄 올림픽에 호주 대표로 출전한다. 동생 이민우(23)가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스코티시오픈애서 우승한 지 14일 만에 같은 유럽 땅에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이민지는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5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섰던 이정은은 전반에 보기 5개를 쏟아내는 난조를 후반 버디 5개로 극복했지만,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정은은 연장전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려 그린에 올라가기도 전에 허무하게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민지의 불꽃 샷과 이정은의 난조가 어우러져 믿기 힘든 역전극이 펼쳐진 최종일 경기였다. 이정은은 1번 홀(파4)에서 깔끔한 버디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3번∼5번 홀에서 내리 보기를 하는 난조에 빠져들었다.
이정은은 샷도 흔들렸고 특히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다. 3번 홀(파4) 3퍼트 보기에 이어 4번 홀(파4)에서는 그린을 놓친 뒤 2m 파퍼트를 넣지 못했다. 5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고 3m 파퍼트도 놓쳤다.
8번 홀(파3)에서는 1m 남짓 짧은 파퍼트를 넣지 못하더니 9번 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 근처까지 볼을 보내고도 칩샷 실수로 1타를 또 잃었다. 이 사이 2타를 줄인 미주 한인 노예림이 선두로 올라섰다.
9번 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노예림에 1타차로 따라붙은 이민지는 14∼16번 홀 연속 버디로 선두로 치고 나왔다. 17번 홀(파4) 보기 위기를 4m 파퍼트 성공으로 넘긴 이민지는 18번 홀(파5) 버디로 1타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이민지는 “우승은 생각도 하지 않았고 무조건 버디를 많이 잡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추락하던 이정은은 12번 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6∼18번 홀 연속 버디로 이민지를 따라붙는 뒷심을 발휘했다.
18번 홀(파5)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6m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외면한 게 아쉬웠다. 이 대회에서 18홀 최소타 타이(61타)와 36홀 최소타(127타) 기록을 세웠고 생애 첫 우승(2019년 US여자오픈)과 두 번째 우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는 진기록을 기대했던 이정은은 시즌 최고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4타를 줄이며 한때 선두를 달렸던 노예림은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빗나가 1타차 3위(17언더파 267타)에 올랐다. 전인지(27)가 4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6위(13언더파 271타)를 차지했고 5타를 줄인 양희영(32)이 공동 10위(11언더파 273타)로 올라왔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4명은 탑10 입상에 실패했다. 3타를 줄인 박인비(33)는 공동 12위(10언더파 274타)에 올랐고, 김효주(26)는 1타를 잃고 공동 17위(8언더파 276타)로 순위가 떨어졌다. 김세영(28)은 3언더파 68타를 쳤지만 공동 38위(3언더파 281타)에 머물렀고 디펜딩 챔피언인 고진영(26)은 공동 60위(2오버파 286타)로 부진했다.
리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는 2014년 김효주, 이번 대회 2라운드 때 이정은이 세운 18홀 최소타와 같은 10언더파 61타를 쳐 공동 6위(13언더파 271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