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술래잡기(놀이터·비워진 공간) - 시 가작

2021-07-07 (수) 강필구/웨체스터 스카스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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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갔지 다 어디에 숨어 있지
철봉에 박쥐처럼 옹기종기 매달려 오던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고깔모자 쓰고 팔랑개비 돌리던
아이는 왜 보이지 않지
까만 콧등을 아기 발위에 올려 놓고 잠을 자던
강아지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지

은청색 바람속에 떠다니던 맑은 웃음소리
재잘거리던 너희들은 다시 볼수 있다면
오래된 그리움이 가물거리며 다가오고
빈 터를 떠나지 못한 나는 술래가 되어
떨어지는 자목련 꽃잎을 하나 둘 세며
허공에 기대어 울고 있다

<강필구/웨체스터 스카스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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