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색 작전 ‘악전고투’… 생존자는 8일째 무소식

2021-07-0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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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 플로리다 콘도 붕괴 현장

▶ 미 전역 구조대원들 24시간 수색… 무인로봇까지, 무더위 속 폭우·낙하물·붕괴 위험에 수시로 중단돼… “구조작업 결코 안 멈출 것… 생존자 기적 기대”

수색 작전 ‘악전고투’… 생존자는 8일째 무소식

플로리다주 서니사이드 콘도 붕괴 현장에서 1일 구조대원들이 크레인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1일 오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지역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타워 사우스 콘도 주변에는 요란한 기계음이 끊임없이 울렸다. 모두 잠들 시간대인 지난달 24일 새벽 12층짜리 콘도 136채 중 55채가 무너지는 끔찍한 참사 후 24시간 내내 진행되는 수색 작업이 8일째 이어지는 현장의 모습이다.

현장 주변 도로엔 수백 대는 족히 돼 보이는 경찰차가 콘도로 이어지는 길목을 지켰고, 곳곳에 폴리스라인을 친 채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의 접근도 차단했다. 처음엔 해변에 접한 이 콘도의 앞뒤를 중심으로 좁은 통제가 이뤄졌지만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부터는 접근제한 지역이 크게 확대됐다고 한다.

사후 직후부터 현장을 취재한 한 지역 방송사 기자는 연합뉴스에 구조 방해요인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하지만, 생존자가 없고 사망자가 많이 나오면서 수습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고 이후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해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까지 섞이는 바람에 주변 경비가 한층 삼엄해 보였다.

참사 현장에는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500여 명의 구조대원이 투입됐다. 연합뉴스가 만난 한 구조대원은 구조팀을 18개 팀으로 나눠 건물 곳곳에 대한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물이 빈 곳이 거의 없이 주저앉는 바람에 참사 초기에는 망치와 삽으로 잔해를 파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틀 전 기준 파낸 잔해량은 약 1,360톤에 달한다. 잔해는 바로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보관 장소로 옮겨진 뒤 향후 사고원인 조사나 유가족 전달 등을 위해 따로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탓인지 현장 주변에는 트럭들이 밤낮없이 수시로 드나드는 모습이 목격됐다.

전날엔 크레인이 잔해더미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만들어져 구조 작업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 주 당국의 설명이다. 현장에는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열 감지기와 360도 시야 카메라를 달고 수색 활동을 벌이는 무인 로봇까지 동원됐다. 또 실종자 수색을 위해 수색견으로 구성된 2개 팀이 꾸려졌다.

작업 환경은 매우 열악해 보였다. 장마철에다 허리케인 시즌까지 겹친 플로리다는 수시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현장에서 때때로 발생한 화재로 여러 차례 작업이 중단됐다. 간혹 건물 잔해가 낙하하는 경우가 생겨 건축 전문가까지 현장에 배치됐다.

그러나 구조대의 활동은 구조라기보다 수색과 시신 수습에 가깝다는 표현이 더 정확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참사 당일 콘도 발코니 등에서 구조한 40여 명을 제외하면 아직 단 한 명의 생존자도 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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