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을 페어웨이에 적중시켰다. 그런데 그린과 홀의 위치가 까다로워 공략이 어려운 상황이다. 페어웨이와 그린 경계지역 오른쪽에 워터해저드가 있고, 그린 오른쪽 앞으로 큰 벙커가 자리한다. 홀은 그린 오른쪽 앞에 있어 해저드와 벙커를 넘겨서 공략해야 한다. 샷거리가 짧으면 장애물에 빠지고, 길면 그린 반대편으로 굴러가거나 넘어간다.
선택은 두 가지다. 장애물을 피해 그린 중앙, 혹은 왼쪽으로 안전하게 볼을 올리거나 과감하게 홀을 향해 볼을 치는 것이다. 스코어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안전한 공략을 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스코어를 줄이는 도전을 한다면 홀을 직접 겨냥해야 하고, 이때 필요한 것이 페이드샷이다. 페이드샷은 볼이 똑바로 날아가다가 최고점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그리고 그린에 떨어진 후 많이 구르지 않아 위 상황처럼 까다로운 그린 공략에 유리하다.
페이드샷은 볼이 목표방향을 향해 날아가다가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진다. 사이드스핀에 따라 휘어지는 정도가 다르므로 많은 연습을 통해 얼마나 휘어지는지 체득해야 한다. 백주엽의 페이드샷 셋업은 다음과 같다.
먼저 거리에 따른 클럽 선택이다. 볼에서 그린 가장자리까지 145야드, 홀까지는 150야드다. 백주엽은 160야드를 치는 8번 아이언 대신 로프트가 큰 9번 아이언을 잡았다.
스탠스는 목표보다 왼쪽을 향해 섰고, 페이스를 살짝 오픈해 목표를 향해 정렬했다. 오픈스탠스와 오픈페이스(타깃과는 스퀘어)다.
“프로들은 페이드샷을 ‘볼을 잘라 친다’고 표현한다. 볼을 비스듬히 잘라 쳐서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스핀을 건다는 뜻이다. 볼을 잘라 치는 방법은 클럽을 업라이트하게 들었다가 안쪽 궤도를 따라 스윙하는 것이다.”페이드샷은 오픈 스탠스, 오픈 페이스와 함께 아웃사이드-인 궤도가 더해져야한다는 것이 백주엽의 설명이다. 따라서 페이드샷을 치려면 평소보다 클럽을 가파르게 들어 올릴 필요가 있다. 어드레스에서 테이크백 때 코킹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업라이트한 스윙을 만드는 배경이다.
오픈 스탠스, 오픈 페이스, 아웃사이드-인 스윙궤도에 이어 페이드샷을 완성하는 마지막은 체중이다.
일반적인 스윙은 다운스윙 때 체중을 점진적으로 왼발에 실어주고, 폴로스루 이후에는 대부분의 체중이 왼발에 집중된다. 하지만 페이드샷은 오른발에 체중을 좀 더 남겨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