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첫 장타로, 빅리그 첫 타점…4월 24일 신시내티전 이후 68일 만의 승리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타석에서 시원한 결승 2루타를 치고, 마운드 위에서는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승리 시계가, 마침내 움직였다.
김광현은 30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1실점 하며 시즌 2승(5패)째를 따냈다.
사사구 4개(볼넷 3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삼진 5개를 잡으며 위기를 넘겼다.
결승타의 주인공도 김광현이었다.
이날 김광현은 2회말 시원한 2루타를 치는 등 타석에서 1타수 1안타 2타점, 희생번트 1개로 활약했다.
김광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3.98에서 3.79로 낮췄다.
타격 성적도 15타수 1안타(타율 0.067)에서 16타수 2안타(타율 0.125), 2타점으로 좋아졌다.
결승타를 치고, 5이닝을 책임진 김광현의 활약 속에 세인트루이스는 7-4로 승리하며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68일, 11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김광현은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1, 2루,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라일스 스미스의 시속 149㎞ 싱커를 받아쳤다.
타구는 시속 159㎞로 104m를 날아가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 2명이 여유 있게 홈을 밟는 2타점 2루타였다.
지난 4월 24일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빅리그 첫 안타를 쳤던 김광현은 68일 만에 안타를 추가했다. 김광현은 프로 첫 장타로, 빅리그 첫 타점을 올렸다. 결승타를 친 것도, 프로 입단 후 처음이었다.
김광현은 지명타자 제도를 쓰는 KBO리그에서는 타석에 설 기회가 거의 없었다. KBO리그에서 '타자 김광현'의 성적은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 1삼진이었다.
마운드 위에서는 슬라이더로 위기를 넘겼다.
이날 김광현은 공 96개를 던졌는데, 절반에 가까운 45개를 슬라이더로 채웠다. 삼진(5개)을 잡을 때 결정구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직구(38개) 평균 구속은 시속 143㎞에 그쳤지만 최고 시속 142㎞, 최저 시속 124㎞의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하며 5이닝을 잘 막았다.
김광현은 1회 첫 타자 조시 로하스를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 끝에 시속 136㎞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팀 로카스트로는 커브를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2사 후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에게 볼넷, 크리스천 워커에게 빗맞은 중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 3루에 몰렸다.
그러나 슬라이더로 탈출구를 찾았다.
김광현은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시속 137㎞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위기를 넘겼다.
2회말 자신의 손으로 2타점을 만든 김광현은 3회초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리드는 빼앗기지 않았다.
김광현은 3회 첫 타자 로하스에게 2루수 강습 내야안타를 맞았고, 로카스트로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에스코바르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워커에게 몸쪽을 찌르는 시속 136㎞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카브레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광현은 2사 1, 2루에서 카브레라에게 시속 127㎞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김광현은 조시 레딕을 시속 142㎞ 고속 슬라이더로 3루수 뜬공 처리하며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3회를 끝냈다.
4회 1사 2루에서도 김광현은 슬라이더로 위기를 넘겼다.
대타 앤드루 영은 김광현의 시속 135㎞ 슬라이더에 배트를 헛돌려 삼진을 당했다. 로하스도 시속 139㎞ 슬라이더를 때린 공이 우익수 쪽으로 높게 뜨자, 배트를 그라운드에 던지며 패배를 인정했다.
'타자 김광현'은 이날 빅리그 첫 희생 번트도 성공했다. 4-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움베르토 카스테야노스의 초구를 번트로 연결해 에드문도 소사를 2루에 보냈다.
소사는 2사 2루에서 터진 폴 골드슈미트의 중전 적시타 때 득점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12안타를 몰아치며 7득점 했다. 골드슈미트는 5타수 3안타, 타일러 오닐은 4타수 3안타를 쳤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의 물꼬를 튼 '타자'는 김광현이었다.
타자로는 장타를 쳤지만, 투수로는 장타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4월 24일 신시내티전 이후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만 당했던 김광현은 11번째 도전에서 2승째를 수확했다.
2020년 빅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은 이날 메이저리그 20번째로 선발 등판해 개인 통산 5승(5패)째를 올렸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은 2.93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