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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눌하고 말이 느린 우리 아이, 언어치료 해야 하나?

2021-06-22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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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말 잘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내 자녀만 유독 어눌하거나 말이 느리면 오만 가지 걱정이 생긴다. 단순히 말이 느린 것인지, 치료할 정도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어떨 때 아이의 언어 치료가 필요할까. 자녀가 두 돌쯤 될 때면“이거 뭐야?”라며 끝없이 묻고 간단한 이야기를 즐겨 듣는다. 두 단어 조합해 말하거나, 한 단어 위주로 말하기도 하는 등 언어 발달에 차이가 큰 시기다. 말이 느린 이유는 과도한 TV 노출 등의 환경적 원인부터 유전ㆍ지능적 원인 등 아주 다양하다. 다른 발달이나 지능에 문제가 없어도 단순히 느릴 수 있다.

유승돈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재활의학과 교수는“말의 발달은 작은 개념으로, 사람 얼굴에 관심이 있고 울거나 옹알이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의사소통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돈 교수에게 자녀가 어떨 때 언어 치료를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의사소통 문제 있으면 언어 평가·치료 고려


아이가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또래보다 느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 △발음이 부정확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 때 △말을 더듬어 말 내용보다 말 자체에 주의를 끌 때 △또래 아이들과 의사소통을 하기보다 혼자 놀며 의사소통에 참여하지 못할 때 언어 평가와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음성적인 문제를 나타낼 때도 언어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태어나면서부터 구개 파열이 있거나 청각장애가 있으면 성장하면서 언어 문제가 계속 나타날 수 있기에 평가와 치료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언어 문제를 동반하는 희소 질환이 있어도 지속적인 언어 평가와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자녀의 언어 문제에 가장 먼저 관찰해야 할 것은 자녀의 주문제가 단순 언어장애인지 자폐증이나 지적장애, 청각장애 등을 동반하는 복합장애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지적장애나 자폐증, 뇌성마비, 청각장애 같이 아동기에 관찰되는 발달장애로 인해 언어 이해나 표현에 문제를 보인다면 단순 언어장애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만 2세까지 단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거나, 만 3세가 넘도록 두 단어를 이용한 문장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언어 평가를 하는 것이 좋다.

두 살부터는 상호작용이 되고 반응도 있어 검사 도구를 이용해 객관적 검사가 가능하므로 취학 전 아동의 수용 언어 및 표현 언어 발달 척도 검사(PRES)를 한다. 그 이전이나 검사가 어려우면 보호자 인터뷰를 통한 설문 평가인 영ㆍ유아 언어 발달 선별 검사(SELSI)를 할 수 있다. 이 밖에 수용·표현 어휘 검사, 발음 장애 검사(U-TAPㆍ모음과 자음의 발음 정확도를 평가하는 검사) 등으로 장애 여부를 알아낸다.

◇6세까지 언어 발달 가능…지속적인 치료 필요

언어 지연과 언어장애는 다른 진료과와 다양한 협진이 필요하다. 언어장애와 관련된 질환에 대해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다른 진료과와 협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달에 문제가 있거나 △자폐증이나 지적장애이거나 △설소대 문제나 청력에 문제가 있거나 등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소아과ㆍ정신건강의학과ㆍ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진료과와 협진한다. 원인이 밝혀진 뒤에는 이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6세까지는 뇌의 언어 발달이 계속되므로 뇌 발달 자극을 통해 좋아질 수 있어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언어 치료는 아이의 언어 수준에 대한 평가 및 상담 후 맞는 치료법을 택해 치료를 진행한다. 초기에는 주 2~3회 치료받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후 주 1회가량 치료를 진행해 상태를 유지한다. 치료 효과가 나타난 뒤는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2주에 1회 정도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1회당 치료 시간은 아동의 인지 발달 등을 고려해 30분~1시간 정도로 진행된다. 장애의 고착 여부는 6개월 이상의 치료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의 관심과 지지 환경이 중요

만 세 살 때 언어 발달이 늦어져 병원을 찾아 단순 언어장애로 진단된다면 30% 정도에서 8세 이후까지 언어 지연이 지속되며, 만 4세 때에 단순 언어장애로 병원을 찾으면 40%가량 지속된다. 또한 언어장애가 학령기가 지나서도 계속되면 학습장애로 이어지기 쉬운데, 50%에서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언어 치료는 검사부터 지속적인 치료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관심과 지지하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발음에 문제가 있거나 말을 더듬는 등 의사 전달이 잘 안 된다고 해서 혼내는 등 지나친 지적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언어 문제를 가진 자녀를 가진 가족은 증상을 잘 이해하고 천천히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치료를 끝내는 것도 전문의와 상담해 정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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