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건은 자금조달·매력확보” 미국내 인프라 재원도 난항
▶ 중국매체 “실행력 의문” 지적
서방 선진국 중심 주요 7개국(G7)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 맞서는 글로벌 기반시설 투자구상에 합의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영국 콘월에 모인 G7 정상들이 지난 13일 공동성명에서 제시한 기반시설 투자구상 이름은 ‘더 나은 세계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이다. 구상의 골자는 중저소득 개발도상국이 2035년까지 약 40조 달러 규모의 기반시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2013년 시작한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G7은 B3W를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이 주도하는 가치 중심적이고 높은 수준의 투명한 인프라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국가에 차관을 무기로 중국에 종속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채함정외교’를 펼친다는 비판이 있는 상황에서 정반대의 가치를 내세운 것이다.
B3W의 자금조달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B3W는 야심 찬 수사에 견줘 매력이 부족해 보인다”라면서 “이를 추진할 지배적이고 새로운 구조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첫 번째 문제는 대규모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다. B3W를 주도하는 미국의 백악관은 이날 설명자료에서 “국제개발금융공사(DFC)와 국제개발처(USAID) 등 개발투자수단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개발투자수단을 늘리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국내 인프라 투자계획 예산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2조2,500억 달러 규모 국내 인프라 투자계획에 야당인 공화당은 규모가 너무 크고 증세로 재원을 충당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한다.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경쟁하려면 후방(국내)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국내 인프라 투자계획에 공화당의 표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맞서는 데 대한 G7 내 온도 차도 감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G7 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EU)과 독일, 이탈리아가 중국과 무역·투자에 위험이 가해질 수 있는 점과 중국과 ‘신냉전’으로 치닫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