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탐사보도 매체 IRS자료 분석, 최상위 25명 실질세율 3.4%
▶ 최고세율의 10분의 1도 안돼, 연방소득세 한푼도 안낸 해도
제프 베조스(사진)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국 최고 부자들에게 적용된 실질 소득세율이 3.4%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최고세율(37%)의 10분의 1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미국 중산층의 실질 세율(14%)과 비교해도 25%에 그친다.
미 탐사 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미공개 연방국세청(IRS) 자료를 분석해 8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미 최상위 부자 25명의 자산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총 4,010억 달러 불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연방소득세로 납부한 세액은 136억 달러로 이들에게 적용된 실질 세율은 3.4%에 불과했다. 연 7만 달러를 버는 미국 중위 소득 가정은 소득의 14%를 세금으로 내며 부부 합산 소득이 62만 8,300만 달러일 경우 최고세율인 37%가 적용된다.
그러나 세계 최고 부호인 베조스는 2014∼2018년 자산이 990억 달러나 늘었지만 같은 기간에 낸 연방소득세는 1%에도 미치지 않는 9억 7,300만 달러였다. 머스크는 이 기간에 139억 달러의 자산을 불려 3.27%에 해당하는 4억 5,500만 달러의 연방소득세를 납부했다.
베조스는 2007년과 2011년에, 머스크는 2018년에 각각 연방소득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실질 세율도 0.1%에 불과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실질 세율도 1.3%였다. 아이컨그룹의 총수인 칼 아이컨은 2016~2017년에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들 부호가 세금을 적게 납부한 것은 주식·별장·요트 등 대부분의 자산에는 이익이 실현되지 않는 한 과세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연방 국세청(IRS)이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 등 갑부들의 납세 내용을 조사키로 했다. 비영리 뉴스조직 프로퍼블리카가 IRS 자료를 인용해 아마존 창업자 베조스를 비롯한 갑부들이 수년간 소득세 등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폭로하자 찰스 레티그 IRS 청장이 조사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