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틀랜드 올해 총격 ‘최악’…첫 5개월간 총격 피살자 37명으로

2021-06-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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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배 달해

▶ ‘총격 살인반대 시위’벌어지기도

포틀랜드 올해 총격 ‘최악’…첫 5개월간 총격 피살자 37명으로
올해 들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총격사건 희생자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흑인들이 경찰의 잔혹행위 중지가 아니라 커뮤니티에 자중할 것을 호소하는 이색적 시위가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22일 포틀랜드 북동부 흑인밀집지역에서 벌어진 ‘살인반대 행진(MAM)’ 시위에서 연사로 나선 허만 그린 목사는 “경찰이 시민을 총격 살해했을 때는 포틀랜드를 불태워버릴 것처럼 격분했고, 그렇게 한 것이 당연했는데, 우리끼리 총을 쏘고 살해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포틀랜드에선 금년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5개월간 모두 37명이 총격사고로 사망했다. 이는 2020년 첫 5개월간 총격피살자의 7배에 해당한다.


또 도시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큰 이웃 시애틀의 11건보다도 3배 이상 많다. 피살자 중에는 흑인이 인구비율보다 월등히 많다.

총격 부상자도 4월말까지 89명으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2019년 같은 기간보다는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총기폭력 사고가 급증한 이유로 경기불황과 코비드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꼽지만 포틀랜드 경찰국은 시의회가 경찰국의 총기사고 전담반을 해체하고 그 인원을 시위진압에 돌린 것이 더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지난 4월 총기폭력 단속예산 600만달러를 삭감해 커뮤니티 단체 지원과 공원국 직원 24명을 증원하는 데 사용했다.

흑인인 그린 목사는 “당국이 우리의 안전보호를 확약해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역사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커뮤니티가 스스로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로열 해리스(52)는 동생 한명과 사촌 두명을 총격사고로 잃었다고 밝히고 갱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가장 큰 청소년들의 선도에 부모들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의 생각을 커뮤니티에 집중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총기폭력 문제에 관해서 항상 말만해왔지만 오늘 시위를 계기로 향후 20년간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관해 커뮤니티가 논의하며 계획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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