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권외교’ 재가동하나… 바이든, 중·러 인권 거론

2021-06-0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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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 위험에 처해… 어떤 희생 치러도 지켜야”

▶ 메모리얼데이 기념사서 강조… 시진핑·푸틴 언급도

‘인권외교’ 재가동하나… 바이든, 중·러 인권 거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31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하고 있다. [로이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31일 미국과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기념식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정부의 한 형태 이상이다. 이는 삶의 방식이자 세상을 보는 방식”이라며 민주주의를 옹호했다.

그는 20여 분간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미국의 영혼이자 지키기 위해 싸우거나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는 영혼”이라며 민주주의 강화와 보호를 통해 순국선열을 기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독재의 싸움이 벌어지고 독재적 통치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자유와 기회, 정의는 독재국가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훨씬 더 잘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소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내세워 중국, 러시아와 이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전날엔 다음 달 16일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날 민주주의와 독재 간 싸움을 “우리 시대의 싸움”이라고 표현한 뒤 서구 민주주의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정체상태를 극복할 수 있음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면서 자신이 제시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 필요성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에서 다수석인 공화당이 투표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국민이 자유롭고 공정하며 편하게 투표할 권리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미국의 영혼은 우리가 최근에 본 최악의 본성과 더 나은 천사 간 끊임없는 싸움에 의해 활기를 띠게 됐다”며 ‘나 먼저’(Me first)와 ‘우리 국민’(We the people)이란 개념 사이의 투쟁에서 미국민이 애국심을 발휘해줄 것을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에는 델라웨어주에서 열린 미군 추모행사에서도 미군이 지키려던 가치가 민주주의와 인권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정상을 힐난해 미국 ‘인권외교’ 재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모리얼데이 기념식 연설에서 미군을 두고 “이 나라의 굳건한 중추”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여러분의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안다”며 “그들은 우리를 위한 수호자였고 우리는 그들의 유산을 지켜나가야 할 수호자들이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미군 추모 메시지를 전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한 것도 이례적이고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그는 “최근 시 주석과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며 “시 주석에게 우리는 전 세계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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