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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20도 기온 차’도 문제없어…MLB 9년차 베테랑의 관록

2021-05-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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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 30도 TD 볼파크→체감 온도 한 자릿수 클리블랜드 원정서도 역투

미국 생활 9년 차인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이제 악천후도 거뜬히 이겨낸다.

류현진은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한 미국프로야구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2점을 주고 시즌 5승(2패)째를 따냈다.

타선이 모처럼 화끈하게 지원해 11-2로 크게 앞선 6회 배턴을 트렌트 손튼에게 넘겼다.


토론토가 11-2, 7회말 강우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5월의 마지막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는 5월 말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악조건에서 열렸다.

경기 내내 강풍이 불었고, 빗줄기가 거세지자 클리블랜드의 7회말 공격 때 경기가 중단됐다.

무엇보다도 기온이 낮았다.

현지시간 야간 경기 시작 무렵 기온은 섭씨 10도였다. 더그아웃에 동계 점퍼가 등장하는 등 체감 온도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류현진은 19일 보스턴 레드삭스,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 볼파크에서 치렀다.

MLB닷컴의 박스스코어를 보면, 당시 두 경기 기온은 섭씨 28∼30도로 무척 더웠다.


닷새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이날 '따뜻한 남쪽 나라'와 '동토'의 극명한 차이에도 1회를 제외하곤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날씨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류현진은 1회에만 공 32개를 던지며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허용하고 2점을 줬다.

올 시즌 9경기 연속 볼넷을 1개 이하만 준 류현진이 한 이닝에 볼넷을 2개나 내준 게 그만큼 날씨 적응에 고전했다는 점을 알려준다.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어 투구 수가 많았다.

그러나 실점 후 곧바로 타선이 2-2 동점을 이루자 류현진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2회에도 공 20개를 던졌지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리듬을 찾았다.

류현진은 3회 1사 후 1루 커버를 늦게 한 바람에 아롤드 라미레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5회까지 8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워 클리블랜드에 추격할 기회를 아예 주지 않았다.

잠시 감각을 잃었던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위력이 살아나며 클리블랜드 타선을 현혹했다.

날씨와 경기 상황에 맞게 볼을 달리 배합하는 류현진의 노림수가 을씨년스러운 날씨에도 형형한 빛을 발휘했다.

처음 방문한 프로그레시브에서 바람을 이겨냈다는 점은 새로운 홈에서 등판할 류현진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는 플로리다주의 무더운 여름 날씨를 고려해 6월 2일부턴 TD 볼파크를 떠나 지난해 임시 홈으로 사용한 미국 뉴욕주 세일런 필드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세일런 필드도 강풍이 잦은 곳이다.

작년의 경험에 클리블랜드 비바람을 이겨낸 체험이 더해져 류현진이 세일런 필드에서도 승승장구할지 시선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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