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1세 생일을 한 달 앞둔 23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필 미켈슨(미국)은 “많은 연습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마지막 우승일지도 모른다”고도 덧붙였지만, 한 달 뒤 US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퍼즐을 맞출 것이라는 기대도 한껏 높아졌다. 그는 마스터스, 디오픈, PGA챔피언십에서는 한 번 이상 우승했지만 아직 US오픈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스러져가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을 되살린 미켈슨의 ‘회춘’ 비법은 무엇일까.
먼저 그의 천재성을 꼽는다.
같은 시대를 뛴 타이거 우즈(미국)의 그늘에 가렸지만, 미켈슨의 재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PGA투어가 자리를 잡은 현대 골프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미켈슨 이후에는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천재성도 노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발휘되기 힘들다. 미켈슨의 자기 관리는 이미 정평이 났다.
마흔 살이 넘어가면서 미켈슨은 몸 관리를 시작했다.
식단 관리와 함께 강도 높은 근력 운동으로 근육량 늘리기에 매달렸다. 매일 2시간가량은 체육관에서 역기와 씨름한다.
불룩한 배가 보였던 그는 몰라보게 날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작년 US오픈 때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06년 US오픈 때 자신의 모습과 현재 모습을 나란히 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이런 자기 관리 덕분에 그는 50세가 넘어서도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펑펑 날릴 수 있게 됐다.
이번 PGA챔피언십에서도 미켈슨은 평균 313야드의 장타를 날렸고, 최종 라운드 16번 홀(파5)에서는 366야드를 날렸다.
그는 “전성기 때보다 볼스피드 더 빠르다”고 말한 바 있다.
SBS 골프 나상현 해설위원은 “젊었을 때부터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신체 능력을 한계치까지 몰아붙인 타이거 우즈와 달리 미켈슨은 서서히 적절한 운동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켈슨의 롱런 비결을 분석했다.
미켈슨은 또 스타 선수로 활동하면서도 사생활을 둘러싼 추문이 없었다. 아내와 자녀, 그리고 캐디를 맡긴 동생 등 가족 사이에 갈등이 겉으로 드러난 일이 없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오로지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과학 기술의 힘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지혜도 빼놓을 수 없다.
진보하는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장비를 개선하는 것은 모든 선수도 마찬가지지만, 미켈슨은 더 대담하다. 미켈슨이 51세의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 다시 한번 ‘노장 만세’를 크게 외칠지 기대된다.